구본준<사진> LG그룹 고문을 중심으로 한 ㈜LG신설지주(가칭)의 출범 결정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LG상사ㆍLG하우시스ㆍLGMMAㆍ실리콘웍스ㆍ판토스 등 구 고문을 따라 짐을 싸는 계열사들은 재계 4위에서 52위로 지위가 크게 떨어지지만, 이와 관련된 임직원들은 정작 별다른 동요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신설 LG그룹으로 가는 임직원들이 별다른 불만이나 걱정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임직원 복리후생에 대한 구본준 고문의 높은 관심 △GS와 LS의 계열 분리 경험 △안정과 성장 모두 갖춘 계열사 등의 영향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본준 고문이 신설 지주 계열사 임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위로금이나 임금 인상 등에 대한 기대감이 내부적으로 높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앞서 GS와 LS 등 이미 계열 분리를 여러 차례 경험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풀이가 나온다.
LG그룹의 계열 분리는 1990년대부터 이어져 왔다. 4대에 걸쳐 LIG손해보험ㆍLB인베스트먼트ㆍ아워홈ㆍLS그룹ㆍGS그룹ㆍLF그룹 등이 떨어져 나갔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자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현 LIG)를 들고 계열 분리했다.
또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ㆍ구평회ㆍ구두회 씨는 전선ㆍ금속 부문을 분리해 2003년 LS그룹을 만들었다.
2세대에서는 구인회 창업자의 3남인 구자학 회장이 LG유통(현 GS리테일)의 FS(식품서비스)사업부를 분리해 아워홈을 만들었다.
또, 구인회 창업자의 동업자인 허만정 회장의 손자 허창수 당시 LG건설 회장이 GS홀딩스를 세워 정유ㆍ유통ㆍ건설 부문을 분리하며 GS그룹을 만들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에서는 전통적으로 계열 분리로 경영 분쟁의 씨앗을 없애왔다"며 "이번 계열 분리 결정 이전에도 내부적으로 언젠가는 구본준 회장이 일부 계열사를 갖고 나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고 성장 가능성이 큰 '알짜' 계열사들이 신설 그룹으로 옮기는 것도 불안감은 잠재우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LG상사의 영업이익은 1598억 원으로 2019년보다 18.5% 늘었다. 매출액 또한 7.1% 늘어 11조2826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자회사 판토스가 담당하는 물류 부문의 영업이익이 42.7%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LG하우시스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2% 증가하며 710억 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에도 건축자재 부문의 영업이익이 26.8% 늘어난 1151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팹리스)인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매출 1조1619억 원, 영업이익 942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33.9%, 영업이익은 99.4% 증가했다.
㈜LG는 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LG상사ㆍLG하우시스ㆍLGMMAㆍ실리콘웍스ㆍ판토스 등으로 이뤄진 ㈜LG신설지주는 주총 이후 5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