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기 대미 수출 비중 늘었지만 실적 둔화…'바이 아메리카' 지속 대비해야”

입력 2021-02-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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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한국의 대 미국 수출·투자 변화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

트럼프 행정부 시기 대미(對美)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바마 2기 행정부에 비해 확대됐지만, 수출 증가세나 주요 상품 수출 실적은 오히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내건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를 중심으로 한 미국우선주의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산업 부문별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한국의 대 미국 수출·투자 변화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의 대미 수출 규모는 오바마 2기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 665억 달러에서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20년 742억 달러로 증가했다. 한국의 전체 수출 대비 대 미국 수출 비중도 동기간 13.4%에서 14.5%로 1.1%p 상승했다.

다만, 한국의 대 미국 수출 연평균 증가율은 오바마 2기 행정부 3.3%에서 트럼프 행정부 2.8%로 0.5%p 하락했다.

주요 수출상품 실적도 둔화됐다. 대미 수출 10대 품목의 수출 규모는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는 1기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 대비 64억 달러(연평균 4.7%), 20대 품목은 동 65억 달러(동 4.3%) 증가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해에는 오바마 2기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에 비해 10대 품목 수출 규모가 22억 달러(동 1.4%), 20대 품목은 동 32억 달러(동 1.7%) 증가에 그쳤다.

이는 오바마 2기 행정부 당시 대미 수출 증가를 이끌었던 승용자, 자동차부품, 무선전화기 등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부진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소재·부품 수출의 경우 오바마 2기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시기 모두 비슷한 속도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재·부품 수출 규모는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약 39억8000만 달러 증가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약 46억1000만 달러 늘었고, 연평균 증가율도 각각 4.1%, 4.0%로 유사했다.

다만 수송기계부품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전체 소재·부품 수출 제한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송기계부품 부문 수출은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20년에 67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오바마 2기 행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에 비해 약 11억8000만 달러(연평균 –4.0%) 축소된 수치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대미 해외직접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미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누적 507억7000만 달러로, 오바마 2기 행정부 동 325억5000만 달러에 비해 약 182억2000만 달러(약 56%) 증가했다. 전체 해외직접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누적 기준으로 25.1%에서 26.0%로 0.9%p 상승했다.

금융 및 보험업을 중심으로, 제조업과 정보통신업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바이 아메리카'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CNN 방송 주최의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밀워키/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CNN 방송 주최의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밀워키/로이터연합뉴스

현대경제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 역시 바이 아메리카 정책을 유지하거나, 더 강화한다는 입장이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제연구실 이부형 이사대우는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이 본격화된다면 한국의 대 미 직접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라며 "특히 미국산 원자재 사용 요건 강화와 관련된 품목들의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정부의 대중국 강경책에 따라 국내 상품의 중국 우회수출 감소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고, 국내 투자 회복 지연 등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 최소화를 위한 대응도 시급하다고 짚었다.

다만 청정에너지 등 친환경 정책과 연관된 산업 부문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창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이사대우는 "연구ㆍ개발(R&D) 전략 연계를 통해 직간접 수출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 및 산업 정책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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