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인하..'유동성 함정' 우려 점차 높아져

입력 2008-12-1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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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문제는 근본적으로 '자산 건전성'의 문제

전세계적인 적극적 금리 인하 기조와 관련해 현재 시장에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유동성 랠리를 기대하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유동성 함정을 염려하는 시각이다.

지난주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3%로 대폭 인하하면서 현 상황은 유동성 함정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러한 한은 총재의 발언에도 불구 시장참가자들은 유동성 랠리가 올 것인지 아니면 유동성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인지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논란과 관련해 현 국면은 유동성 함정에 준하는 증상을 앓고 있다고 진단, 유동성 문제는 근본적으로 '자산 건전성'의 회복 여부와 관련해 판단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각국 정부의 일련의 금리 인하 조치가 은행간 단기 자금 조달 상황의 개선을 가져올 지는 몰라도 이는 전반적인 신용 여건의 개선에는 현재까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3개월물 미 국채와 리보금리(런던은행간 금리)간 격차를 의미하는 TED스프레드를 살펴보면 유동성 위험은 지난 10월 중순 이후 점차 완화되는 양상이고 주가의 추가 급락은 제한되고 있지만 유동성 랠리로는 이어지지 못하는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미 국채 3개월 금리가 0%에 도달하여 추가적으로 하락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향후 TED스프레드의 추가적인 하락은 그 의미가 반감되는 면이 없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향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적으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 리보 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내려갈 여

지가 있다.

그러나 국채 3개월 금리는 더 내려갈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 TED스프레드는 또 다시 축소될 것이나 유동성 위험 지표로서의 의미는 절하되는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TED스프레드 하락은 은행간 단기 자금 조달 상황이 조금 개선된 것을 의미하는 것일 뿐 전반적인 신용 여건의 개선과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으로 은행간 단기 자금 시장이 나아졌을 뿐 기업 부도리스크 때문에 신용경색은 거의 완화되지 않고 있는 현상에 따른 것.

박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및 적극적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현금 또는 국채 보유만 늘릴 뿐이기 때문에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따라서 유동성 함정은 근본적으로‘자산 건전성’의 문제에 달렸다"며 "신용채권으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현재 금융시장은 유동성 함정에 준하는 상황으로 진단할 수 있고 자산 건전성 제고 없이 유동성 공급에 의존한 경기 처방은 충분한 부양 효과를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스트래티지스트 역시 "문제는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경쟁적으로 내리면서 얼어 붙은 금융시장에 햇볕을 드리우고 있지만 금리 인하의 효과가 무력해지는 유동성 함정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스트래티지스트도 "금융기관이 부도 위험으로 실물 대출을 기피하고 유동성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실물을 대표하는 회사채 수익률은 그대로인데 정책금리나 국채수익률이 제로 수준까지 하락한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물보다는 유동성을 극단적으로 선호하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때에는 금리의 기능이 매우 취약해진다"며 "유동성 함정 우려가 대두될 때는 금융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금융시장 내 유동성 공급이 늘어난다고 해도 구조조정을 통해서 부실과 우량의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실물 부문으로의 자금 이동이 더딜 수 밖에 없다"며 "90년대 일본에서 재정확대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에 실패한 점을 고려해 재정정책과 더불어 구조조정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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