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바이든 경제 어젠다에 새 장애물…“증세 포기해야” 압박

입력 2021-02-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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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선 당시 법인세율 21%에서 28%로 상향 거론
인프라 투자 정책 위한 자금 조달 차원
로비스트들 “증세 외에 다른 방법 있을 것...장기적인 대안 세워달라” 압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포티지의 화이자 공장 방문 후 연설을 하고 있다. 포티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포티지의 화이자 공장 방문 후 연설을 하고 있다. 포티지/AP뉴시스
미국 기업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어젠다의 새로운 장애물로 떠올랐다. 아직 경기 부양책도 통과되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 로비스트들이 증세 정책을 포기하라는 압박에 나섰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조9000억 달러(약 2104조 원) 규모의 부양책에 이어 수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정책을 실행할 계획이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인프라의 현대화와 연구·개발(R&D) 자금 조달, 그린 에너지 촉진 등을 위해 대규모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재계와 공감대를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지원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증세가 불가피하다. 이에 워싱턴에서는 영향력 높은 로비 단체들이 저항하는 상황이다.

미 상공회의소의 정책실장이자 로비스트로 유명한 닐 브래들리는 “기업인 입장에서는 법인세율 인상이 그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러한 우려는 증세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대기업 경영자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역시 증세를 통한 인프라 자금 마련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년 제정했던 감세 정책을 뒤집는 것이다. 아직 증세를 통한 인프라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20조~4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변의 우려를 의식한 듯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경제 회복 계획을 세울 때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오랜 기간 말해왔다”며 “비용이 발생하는 정책에 있어 대통령은 가장 부유한 미국인과 기업들에 공정한 몫을 지급하도록 요청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법인세 인상과 더불어 100만 달러 이상 소득을 버는 개인의 양도세를 인상하고 고소득 가구에 대한 급여세도 인상할 것을 제안할 것”이라며 증세가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했다.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로비스트들은 법인세 인상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다른 수익원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1990년대 초반 실행했던 연방 가스비 인상도 포함된다고 FT는 설명했다.

맷 소네신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인프라·에너지·환경 부문 부의장은 “(증세가) 당장 우리가 처한 경기 침체를 단기적으로 벗어나기 위해 비합리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방법도 아니다”라며 “의회가 증세 법안을 통과할 때 장기적인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는 정말 끔찍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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