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이오닉(IONIQ) 5’는 단순히 새로운 전기차 출시 수준을 넘어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통해 선보이는 첫 모델이다. 차의 밑그림이 되는 플랫폼 역시 현대차가 순수 전기차를 고려해 개발한 전용 플랫폼(E-GMP)이다.
이 안에 이 시대 현대차가 내세울 수 있는 첨단 전자장비를 모조리 쏟아 넣었다.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모델을 일컫는, 이른바 ‘현대차 테크니컬 플래그십’이다.
수식에 걸맞게 갖가지 숫자로 점철되는 혁신들이 가득하다. 그 이면에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브랜드 정체성까지 담겨있어 의미가 더욱 깊다.
언뜻 보기에도 포니를 빼닮았다. 1975년 등장한 포니(Pony)는 국내 최초 고유모델이다.
아이오닉 5는 그 옛날 포니가 그랬던 것처럼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포니가 현대차의 역사를 시작한 것처럼, 이제 아이오닉 5가 다음 반세기 새 역사를 시작하는 셈이다.
이날 온라인 발표회에 나선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담당 전무는 “과거를 바탕으로 한 미래 여정의 출발”이라고 이를 표현했다.
덕분에 새 모델에는 현대차가 추구하는 브랜드 비전 ‘인류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가 담겼다.
단순한 기술의 혁신을 넘어서 "고객에게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고객들이 자신만의 생활 방식에 맞춰 차량의 인테리어와 하드웨어, 상품 콘텐츠 등을 구성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른바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 콘셉트다.
다목적을 위해 혁신적으로 설계한 실내 공간이 이런 지향점을 고스란히 나타낸다.
실내 공간에서 눈길을 끄는 ‘유니버설 아일랜드(Universal Island)’가 대표적이다. 앞뒤로 최대 140mm 이동할 수 있다. 내 취향에 맞추는 '스타일 셋 프리' 개념이다.
아이오닉은 승용 개념의 다목적 CUV를 지향한다. 차 크기는 준중형 SUV와 유사하다.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635×1890×1605mm. 투싼과 비교해 차 높이가 40mm 낮지만, 길이와 너비는 각각 5mm와 30mm 길다.
차 크기가 준중형 SUV와 유사하지만, 실내 공간을 이 등급을 크게 넘어선다.
무엇보다 앞뒤 바퀴의 축간거리가 무려 3000mm에 달한다. 대형 SUV급인 팰리세이드(2990mm)를 넘어서는 축간거리는 고스란히 실내 공간으로 스며들었다. 넉넉한 5인승 공간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다는 의미다.
언뜻 차 크기가 작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큰 20인치 알루미늄 휠 때문이다. 온라인 발표회에 나선 이상엽 전무는 “차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넉넉한 크기를 지녔다”라고 강조했다
모델별로 72.6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 버전과 이보다 작은 58.0kWh 배터리를 얹은 스탠다드 두 가지가 나온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을 기준으로 410~430km다.
350kW급 초 급속 충전 시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80% 충전과 5분 충전으로 최대 100km 주행할 수 있다.
트림에 따라 앞바퀴에 모터를 추가할 수 있다. 앞뒤 바퀴를 모두 구동해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된다. 이 경우 최고출력 225kW, 약 169마력이 된다.
롱레인지 네카뷔굴림 모델의 경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을 5.2초 만에 끝낸다. 마력으로 표현할 수 없는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지닌 셈이다.
국내 사전 계약은 25일 시작한다. 롱레인지 모델 2개 트림을 중심으로 △익스클루시브가 5000만 원 초반 △프레스티지가 5000만 원 중반이다.
전기차가 받을 수 있는 개별소비세 혜택(최대 300만 원)과 서울시 기준 구매 보조금(1200만 원)을 반영하면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3000만 원 후반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날 장재훈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사장)은 “3월부터 아이오닉 5 양산이 본격화되고 유럽을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에 차례로 출시해 올해 7만 대를 판매할 것”이라며 “양산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연간 10만 대 판매를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최근 코나 일렉트릭(EV)의 잇따른 화재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E-GMP의 안전성을 거듭 강조하며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하는 데 주력했다.
장 사장은 "배터리 제조사인 파트너사, 국토부와 함께 원인 조사에 대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왔고 협의를 통해 국토부 신고, 또 이후로 이어지는 일련의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