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펜트업(억눌린) 수요’ 효과를 톡톡히 누린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LG전자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점유율 기록을 세웠고,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올레드(OLEDㆍ유기발광다이오드) TV도 출하량이 처음으로 연간 200만 대를 넘어섰다.
24일 양사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TV 출하량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재작년보다 소폭 성장한 2억2535만여 대를 기록했다. 4분기도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 효과로 역대 분기 출하량 가운데 최대인 7024만2000여 대를 기록했다.
이 시기 국내 TV 제조사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4분기 금액 기준 31.8%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연간으로는 역대 최고 점유율인 31.9%를 달성했다. LG전자 금액 기준 연간 점유율 16.5%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소니(9.1%), 중국 TCL(7.4%)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점유율을 합치면 48.4%로, 작년 한 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판매된 TV 판매 금액 중 절반은 한국산이었던 셈이다.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 영향으로 한국산 TV 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지며 중국산 TV에 잠깐 밀리기도 했지만, 3분기부터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강화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QLED와 초대형 TV에 집중했다. QLED TV는 2017년에 80만 대를 판매한 이후, 2018년 260만 대, 2019년 532만 대로 지속해서 판매량을 늘려왔고, 작년에는 779만 대를 팔았다.
QLED TV 판매 확대에 따라 2020년 삼성전자 전체 TV 매출액 중 QLED가 차지하는 비중도 35.5%까지 늘어났다. 이를 바탕으로 2500달러 이상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은 금액 기준 45.4%의 점유율로 선두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올레드 TV 대세화에 집중했다. LG 올레드 TV는 4분기에만 86만4000여 대를 출하하며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고, 연간으로 보면 전년 대비 23.8%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LG 올레드 TV의 평균판매단가(ASP)가 2000달러에 가까웠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성장세는 더욱 의미가 크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LG 올레드 TV의 ASP는 1971.9달러(약 218만8000원)로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 LCD TV의 ASP인 428달러의 4.6배에 달한다.
옴디아는 올해 올레드 TV 시장이 60% 이상 늘며 총 560만 대 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LG전자는 올해 올레드 TV 시장이 지난해 대비 최대 2배까지 성장하는 올레드 대세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