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창업 두 자릿수 증가했다는 중기부...사실상 ‘착시효과’

입력 2021-02-24 15:58 수정 2021-02-2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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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사업자등록 의무화 영향 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지난해 신규 창업기업 수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부동산업이 상당수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붐’ 근거로 제시한 경제지표가 사실상 통계적 ‘착시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 창업기업 동향’을 발표하며 지난해 창업기업이 148만4668개로 전년(128만5259개사) 대비 15.5%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중 부동산 창업기업이 43만7853개로 전체의 29.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을 제외하면 지난해 신규 창업기업 수는 104만6814개사로 전년 대비 4.1%, 한 자릿수 증가에 불과하다.

부동산업은 전년(27만9797개사)보다 56.5% 급증했다. 부동산 창업 급증은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주택임대소득(연 2000만 원 이하) 과세에 따른 사업자등록 의무화가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업(56.5%)을 제외하면 도ㆍ소매가 39만55개사(17.0%), 숙박ㆍ음식점 16만6548개사(10.0%), 개인 서비스 5만3962개사(4.7%), 기술창업 22만8948개사(3.8%)로 증가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정부는 코로나 19에도 신규 창업 기업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창업 붐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모험과 혁신’으로 대변되는 기술창업(22만8948개사)의 경우 3% 증가에 머물러 역대급 예산을 배정한 창업 지원 정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창업 중에서도 비대면과 디지털 전환으로 수혜를 본 정보통신(21.2%), 과학기술(17.2%) 등을 제외하면 △제조업(-4.6%) △교육(-8.9%) △보건ㆍ사회복지(-10.6%) △창작ㆍ예술ㆍ여가(-3.5%)는 모두 감소했다.

특히 부동산업은 이미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의 사업자등록으로 인한 일시적 증가였다는 점에서 정부의 창업 정책 방향과 다르다.

실제 부동산 창업 나이는 60대가 89%, 50대가 56.3%, 40대가 46.9%로 중장년층이 대다수였다. 부동산업을 제외하면 50대와 40대의 창업은 오히려 전년 대비 각각 1.1%, 0.5% 감소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부동산업을 제외해도 신규 창업기업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맞다”며 “부동산업은 자본에 의한 자본 생산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통계를 발표할 때 부동산을 제외한 수치를 함께 발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이외에도 다양한 창업정책도 함께 개발하고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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