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마다 다른 美주식 ‘프리장’...“시간 경쟁 시작”

입력 2021-02-25 09:39 수정 2021-02-2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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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은 미국 주식 거래시간을 늘리는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개장 전 거래를 의미하는 ‘프리마켓(프리장)’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다. 서학개미를 잡기 위한 증권사 간 시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오후 9시부터 거래가 가능한 프리마켓 시간을 오후 6시로 앞당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도 오후 7시에 시작하는 프리마켓을 6시로, 신한금융투자도 10시에서 6시로 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서비스하고 있지 않은 애프터마켓(마감 후 거래)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프리장 거래를 중개하는 현지 브로커와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프리마켓 거래를 6시부터 가능하게 하고, 애프터마켓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 중 프리마켓 운영 시간이 가장 빠른 곳을 NH투자증권(오후 6시~11시30분)이다. KB증권은 지난달 서비스 개편을 통해 오후 7시부터 프리마켓 거래를 가능케 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은 오후 9시부터,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는 오후 10시부터 프리마켓 이용이 가능하다.

프리마켓은 한국으로 말하면 ‘시간외 거래’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새벽 4시부터 오전 9시 30분까지 장 전 거래가 가능하다.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6시부터 11시 30분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자와 최대한 비슷한 조건으로 주식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실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서비스가 서학개미가 증권사를 선택하는 주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아울러 프리마켓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은 시차상의 불편함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다. 미국 정규 주식시장은 한국 기준 밤 11시 30분부터 새벽 6시까지 거래가 가능한데, 프리마켓을 이용하면 투자자들은 미리 일정한 가격대에 주식 매수 혹은 매도를 걸어놓고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프리마켓 시간을 앞당기는 증권사 간 경쟁이 의미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새벽 4시부터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거래량은 미미하고, 변동폭도 크다. 가령 ‘회계 조작’ 의혹이 나왔던 이항의 경우 프리마켓에서는 주당 40달러대까지 주가가 추락했지만, 정규장 마감 가격은 70달러였다. 프리마켓 시간 확대가 국내 투자자의 주가 대응력을 강화시킨다고 볼 수는 없는 이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프리마켓 서비스 시간이 증권사의 경쟁이 되는 분위기라 다들 서비스 시간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투자전략은 아니다”면서 “주식을 많이 해보지 않은 투자자라면 프리마켓보다는 정규장에서 거래하는 것을 되도록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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