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12년까지 국가 에너지효율 11.3% 개선

입력 2008-12-15 16:39 수정 2008-12-1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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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열전구 등 에너지 저효율 제품 퇴출

정부가 고유가 극복, 기후변화협약 대응, 무역수지 개선 등을 위해 오는 2012년까지 국가 에너지효율을 11.3% 개선키로 했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저효율 조명기기인 백열전구가 2013년까지 퇴출된다.

또 가전업체 별로 에너지효율 총량을 제한하는 '에너지효율 목표관리제'를 2010년부터 에어컨을 대상으로 시범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업체는 기준 효율 미만인 에어컨 모델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거나 고효율 제품의 판매를 늘리고 저효율 제품의 판매는 줄여야 한다.

아울러 에너지효율 연구개발(R&D), 부분별 수요관리 혁신, 고효율 제품 시장창출 등을 위한 다양한 방안도 시행키로 했다.

정부는 15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에너지절약 추진위원회를 열어 2012년까지 국가에너지 효율을 11.3% 개선하는 내용의 '제4차 에너지이용 합리화 기본계획'(2008~2012)을 확정했다.

우리나라의 석유와 석탄 등 1차 에너지소비량이 2002년부터 5년 동안 연평균 3.1% 증가했지만 4차 계획기간(2008~2012)에는 연평균 2.3% 증가로 낮춰 에너지효율을 매년 2.4%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국내총생산(GDP) 1000달러를 생산하기 위해 소비된 에너지량(TOE, 석유환산t)인 에너지 원단위는 2007년 0.335에서 2012년에는 0.297로 낮아진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에너지효율 R&D, 부분별 수요관리 혁신, 고효율 제품 시장 창출 및 저효율 제품 퇴출 등을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박정욱 지식경제부 에너지관리과장은 "이번 기본계획을 추진하는데 18조3000억원이 소요도리 전망"이라며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될 경우 2012년에는 3420만 TOE의 에너지절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2013년까지 백열전구 퇴출 추진

정부는 빛에너지는 5%에 불과하고, 95%를 열로 발산하는 대표적인 저효율 기기인 백열전구를 2013년까지 퇴출시키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백열전구와 고효율 조명기기인 안정기 내장형 램프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1.5%(2087만개), 48.5%(1965만개)로 양분하고 있다.

백열전구는 소비전력이 60~100W이나 광효율은 W(와트)당 10~15 lm(루멘)에 불과하다. 반면 안정기 내장형 램프는 소비전력이 12~20W로 낮고 광효율도 W당 45~80 lm로 높다.

따라서 정부는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연간 2000만개의 백열전구를 안정기 내장형 램프로 교체하면 연간 1022억원(하루 4시간 사용기준)의 에너지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퇴출적용대상은 일반조명용 백열전구에 해당되고, 산업용·원자력용 백열전구 등 특수목적용 백열전구는 제외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번 계획에 도입된 '에너지효율 목표관리제'(Top-Runner)도 저효율 가전제품의 퇴출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효율 목표관리제는 가전업체별로 최상위 또는 1등급 요율을 가진 모델을 기준으로 목표효율을 정하고 일정 기간 후 업체가 판매하는 전체모델의 평균효율이 목표효율 이상이 되도록 관리하는 제도다.

현재 일본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정부는 우선 2010년부터 에어컨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A전자가 생산하는 에어컨 중 에너지효율이 5.0인 갑과 3.5인 을 제품이 있다면 목표효율이 4.40(에어컨 1등급 효율기준)으로 정해져 A전자의 평균효율(4.25)보다 높다.

평균효율은 판매량을 고려해 가중치를 적용한 것으로 갑, 을 제품의 판매량이 같다고 가정했다. A전자는 5년 후에 평균효율 4.40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을 제품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던지 아니면 갑의 판매 비중을 3분의 2로 늘려야 한다.

에어컨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후, 성과를 보아가며 냉장고, 세탁기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는 최저효율제도 이하 제품은 퇴출시키고, 그 이상의 제품에 대해서는 에너지효율 등급 제도를 통해 소비자 선택을 위한 정보제공에 그치고 있다"며 "그러나 에너지효율 목표관리제를 통해 효율 개선노력을 강력하게 견인하는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 세금감면

산업 부문의 효율화 방안으로는 2010년에 연간 2000 TOE 이상 사용하는 대규모 사업장부터 정부협약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협약은 기업이 정부와 협의해 의무적 에너지절감 목표를 세우고 정부는 이행실적을 검증한 뒤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에 대해서도 수요관리 강화 및 에너지효율의무화 제도(EERS) 도입이 추진된다. EERS는 에너지공급자에게 절감목표를 부여하고 목표이행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고효율 수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공채매입 감면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7월부터 양산되는 하이브리드차를 살 때 개별소비세와 취·등록세가 면제하고 신규로 공채매입 감면을 추진한다. 따라서 사실상 제금도 줄면서 3000만원인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감면 규모는 300만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기준평균연비도 2012년까지 16.5%로 상향 조정하고 2017년에는 2012년보다 20% 이상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행 1600㏄ 이하의 기준평균연비는 12.4㎞/ℓ에서 14.5㎞/ℓ로 높아지고 1600㏄ 초과는 9.6㎞/ℓ에서 11.2㎞/ℓ로 상향조정된다.

'에코 드라이빙'을 위해 운전상태를 알려주는 연비표시기기 및 최적의 공기압을 유지하게 해주는 타이어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기준이 마련된다.

또 일정기간 주·정차시 엔진을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자동차 공회전 제한장치 부착을 현재 시행중인 시내버스와 택시 대상 시범사업 결과를 고려해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친환경·고성능 공항·항만으로 전환키로 하고 공항의 경우 고효율 조명설치 및 지열 등 자연에너지 이용이 추진되고, 항만의 경우 최첨단 하역장비 설치, 부두 운영 시스템 자동화를 통한 항만운영 효율화가 추진된다.

◆지역난방 보급 확대

정부는 건물의 고효율화를 위해 지역난방 보급을 지난해 159만 호에서 2017년에는 312만 호로 늘리기로 했다.

또 하절기 전력피크부하 감소 등을 위해 지역냉방 사업이 추진된다. 안산과 광교 시범사업을 거쳐 2015년가지 5만 호를 보급할 계획이다.

지역냉방은 지역난방공사 등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된 남은 열과 심야 전기를 이용한 빙축열 등을 에너지로 냉수를 만들어 건물에 배관을 통해 냉수를 공급하는 것이다.

건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를 신축 아파트에서 내년에는 신축 업무용 건물로 늘리고 2011년에는 기존 아파트와 업무용 건물로 확대한다.

건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을 받은 건물에 대해서는 용적률과 층고, 조경면적 등 건축기준을 최대 6%까지 완화한다.

또한 연면적 1만㎡ 이상의 대규모 건축물의 경우 연간 단위면적당 에너지소비량을 제한해 설계토록 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이밖에 정부는 건물에너지효율 시스템과 전력용 반도체, 에너지저장, 그린카,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기술개발에 5년 동안 1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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