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 재계에 부는 사외이사 여풍(女風)… LG전자ㆍ현대차 등 여성 선임

입력 2021-02-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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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개정, 여성 이사 선임 필수… ESG 등 전문성 갖춘 여성 참여 확대

재계 주요 그룹이 여성 사외 이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남성 중심으로 꾸려졌던 기업 이사회가 달라지고 있다.

LG그룹은 5개 상장사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LG전자, LG하우시스, 지투알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수경 숙명여대 환경디자인과 교수,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를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LG,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올해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LG전자의 사외이사 후보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거래 및 법률 전문가로 컴플라이언스 분야에서 심도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수경 숙명여대 환경디자인과 교수는 국내 교수 최초로 아시아 실내디자인학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고부가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LG하우시스의 경영 자문 역할을 하게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광고대행사 지투알은 디지털 마케팅 및 뉴미디어 분야 전문가인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를 여성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했다.

㈜LG와 LG유플러스는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및 오픈이노베이션 분야 전문가를 여성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 등을 향후 이사회를 열어 승인하고 공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LG화학, LG생활건강,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자산 2조 원 이상 LG 상장사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지닌 여성 전문가들의 이사회 참여를 확대해 이사회의 다양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도 사상 처음으로 올해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현대차는 다음 달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로, 2019년 국내 교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항법학회 이사로 선출됐으며, 한국 항공우주학회 여성 최초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현대모비스는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한 데 이어 기아(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와 현대글로비스(윤윤진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 부교수), 현대제철(장금주 서울시립대 경영학 교수) 등도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확정했다.

SK와 한화 등은 지주회사 이사회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는 다음 주 초 이사회를 열고 주총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SK㈜는 올해 2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재계에서는 이중 최소 1명은 여성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지주사격인 ㈜한화 역시 이번 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은 여성을 포함한 기존 이사들을 올해 주총에서 재선임할 예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 이사 선임이 필수 요소가 된 것과 무관치 않다. 내년 8월 시행될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 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해 사실상 여성 이사 1인 이상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이사회 내에 ESG, 공정거래, 사업별 전문성 등을 갖춘 여성 사외이사들의 참여를 확대하려는 조치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까지 기업들이 여성 이사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꼭 올해 주총이 아니더라도 여성 사외이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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