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추진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이하 GTX)-A노선 사업에 총체적 무리수가 동원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칫 수백억 원 규모의 소송 위험을 안고 무리하게 추진하는 한편, 환경영향평가 역시 졸속으로 처리됐다는 국회 차원의 지적이 나왔다.
25일 국민의힘 태영호<사진>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 민자철도팀은 GTX A노선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던 2018년 6월 ‘실시설계 용역 시행’ 공문을 우선협상대상자(신한은행 컨소시엄)에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문에는 “실시협약 체결 후 빠른 실시설계 승인 및 착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는 내용을 포함했다.
앞서 신한은행 컨소시엄은 2018년 5월 현대건설컨소시엄을 제치고 경기도 동탄-운정을 잇는 GTX-A노선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총 사업비는 3조 원 규모로 2023년 완공 목표였다.
태 의원은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서둘러 민간사업자에 사실상 설계 착수를 지시한 것”이라며 “혹시 모를 협상 결렬 때 관련 부처가 수백억 원의 소송에 휘말릴 수 있었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공문이 발송된 사실은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도 보고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제84조 제5항에 따라 사업시행자는 착공을 앞당기기 위하여 협상 과정에서 실시설계 등 절차를 병행하여 추진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태 의원실은 국토부의 설명과 관련해 “실시 설계는 적게는 수십억 원, 많게는 수백억 원의 자금이 투입된다”라며 “이런 위험 요소 탓에 협상 중에 이를 병행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협상 결렬 시 민간사업자는 설계에 투자한 비용을 손실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태영호 의원은 “당시 만일 사업이 결렬될 경우 국토부는 자신들이 보낸 공문 때문에 실시설계 비용을 돌려달라는 소송 대상이 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김현미 장관의 지역구와 관련 깊은 GTX-A노선의 빠른 착공을 위해 국토부가 무리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라며 “해당 사업은 환경영향평가마저 졸속으로 처리하는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 이를 면밀히 파악, 관련자에 대한 징계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