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핫~주총]③‘발길’ 대신 ‘눈길’로 찾는 주총장...비대면 주총 확산

입력 2021-02-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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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자본시장연구원
▲자료제공=자본시장연구원
코로나 장기화가 주주총회 풍경도 바꾸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 방지를 위해 기업들이 전자투표제는 물론 온라인 생중계도 확대하면서다. 지난해 바뀐 상법 개정안으로 올해는 감사위원 분리선임에 대한 ‘3% 룰’도 처음으로 적용된다. 의결 정족수를 확보하려는 상장사들의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비대면 주총이 대세로 떠올랐다.

◇코로나에 3%룰까지, 한 표가 소중한 상장사들

기업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방역 조치를 준수한 경우, 주총장 인원 제한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주주나 회사나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의결정족수 확보까지 소액 주주들의 한 표가 절실한 회사들에는 비상사태나 다름없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 여파에 주총장을 찾는 소액 주주들의 발길이 끊기자 일부 기업들은 정족수 확보에 애를 먹었다. 대규모 기관 투자자가 없는 코스닥 상장사가 대표적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사 2029개사(코스피 754사ㆍ코스닥 1275사) 중 340개사(16.8%)가 주총에서 의결정족수 부족 등 이유로 안건이 부결됐다. 이중 감사(위원)선임 안건이 315건으로 92.6%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에 긴장감도 커졌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감사위원을 뽑을 때 이사를 먼저 선임한 뒤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다시 선출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감사위원 1명 이상을 무조건 이사와 별도로 분리 선출해야 한다.

이때 의결권은 사외이사를 겸하는 감사위원을 뽑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각각 3%씩 부여되고, 사외이사를 겸하지 않는 감사위원 선출 시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 3%로 제한된다.

즉, 대주주 3%를 제외한 나머지 찬성표를 소액주주들로부터 얻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의 찬성 및 출석주식수 과반 찬성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고 소액주주의 참여가 적은 회사들은 통과 요건을 만족하기 어려워졌다고 우려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21 주주총회 프리뷰’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의결권 3%룰’ 영향을 새롭게 받게 되는 유가증권 상장사(금융회사 제외) 206곳 중에서 모두 352명(공시자료 기준)의 감사위원이 3월에 임기만료 및 중도 퇴임 등으로 교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법제처장을 지낸 김선욱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별도 상정돼 있다. 또 현대자동차, LG전자, ㈜LG, LG유플러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가스, 롯데케미칼, 현대중공업 지주 등 주요 기업들도 올해 감사위원 1명 이상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영향으로 감사위원 선임 관련 주주제안이 늘고, 감사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 건이 다수 부의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장사, ‘전자투표’로 대안찾아

이같은 주총 대란에 전자투표제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까지 정기 주총에서 예탁원의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서비스를 이용한 회사는 659곳으로 전년(563곳)보다 17.1% 늘었다. 현재 한국예탁결제원,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4곳이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전자투표는 주주가 주주총회장에 참석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소액 주주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 만큼 주주 권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전자투표 또는 전자 위임장제도를 도입한 회사의 경우,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수’ 중에서 후자 결의요건은 충족하지 않아도 된다. 개정 상법은 주주 의결권 행사를 쉽게 한 회사를 대상으로 감사 등 선임 시 주주총회 결의 요건을 완화했다.

실제 기업들도 전자투표제를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삼성전자 주주들은 안건에 대해 사전 전자투표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주총을 중계한다.

LG그룹의 13개 상장 계열사도 일제히 주주총회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이 밖에도 삼성전기, 롯데지주, 롯데쇼핑, 현대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지주,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이 전자투표제 도입 의사를 밝혔다.

정지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국내 기업들도 전자주주총회에 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전자주주총회는 주주총회 활성화, 기업지배구조개선 달성에 효과적이며, 주주들의 낮은 참석률 및 무관심으로 발생 가능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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