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조 땅부자…부동산 개발사업 '큰손' 떠오른 KT

입력 2021-03-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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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3-0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개발업계, KT 보유 유휴 자산 개발에 눈독 들여

통신기술 발달로 노는 땅 늘면서 KT 몸값 더욱 높아져

부동산 가격 상승 덕분에 KT 보유 땅과 건물 가치 '쑥'

KT가 부동산 개발업계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8조 원이 넘는 부동산 자산 덕분이다. 개발업계에선 KT가 가진 유휴 자산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KT가 보유한 토지와 건물은 각각 612만8522㎡, 362만7250㎡(연면적)에 달한다. KT는 이들 토지와 건물 가치가 시가 8조488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전국에 통신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찍부터 전국에 토지와 건물을 확보해둔 덕분이다.

통신 환경 변화와 부동산시장 활황이 맞물리면서 '땅 부자' KT 몸값은 더욱 높아졌다. 통신 기술 발달로 곳곳에 흩어져 있던 통신시설을 통합할 수 있게 되면서 노는 땅과 건물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KT 부동산 가치도 함께 상승했다. 2019년 말과 지난해 9월을 비교해도 KT가 보유한 토지ㆍ건물 가치는 9개월 사이 2000억 원 넘게 올랐다.

500억 원에 사들인 KT 공릉지사, 3년 만에 800억으로 '껑충'

이 때문에 개발업체와 투자사들은 KT나 그 자회사가 부동산 매물을 내놓을 때마다 눈독을 들인다. 개발 가능한 땅이 갈수록 줄어드는 서울에선 도심이나 대로변에 있는 KT 부동산이 인기가 더 높다.

이랜드건설은 지난해 말 507억 원에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KT 가좌지사를 매입했다. KT는 2011년부터 가좌지사 등 10개 지사를 자산운용 자회사인 KT AMC에 넘기고 매각을 준비해왔다. 토지 넓이가 약 4462㎡인 가좌지사는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과 은평구 증산뉴타운 사이에 있다. 개발업계에선 이랜드건설이 이 땅을 주택 등으로 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KT공릉지사 자리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시설 조감도. (자료 제공=서울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 KT공릉지사 자리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시설 조감도. (자료 제공=서울시)

KT에서 매입한 부동산 자산이 웃돈을 얹어 재거래되는 일도 있다. 교정공제회는 올 1월 서울 노원구 공릉동 KT 공릉지사를 800억 원에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했다. 교정공제회는 2018년 KT AMC에서 공릉지사를 506억 원에 매수했다. 3년 만에 웃돈이 300억 원 가까이 붙은 셈이다. KT 공릉지사는 서울지하철 7호선 공릉역과 인접한 금싸라기 땅으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 땅을 지하 5층~지상 29층 높이, 460가구 규모 주상복합시설로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KT 공릉지사 개발을 역세권 활성화사업 대상으로 선정해 개발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5억에 분양한 '대구 KT 수성지사' 아파트, 20억으로 몸값 올라

자회사 통해 광진구 최대 개발사업 '자양1 재정비' 주도

KT가 주도하는 직접 개발사업도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인 '범어 서한포레스트'가 대표적이다. 옛 KT 수성지사 자리에 들어선 이 아파트는 KT의 부동산 관리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가 직접 시행을 맡았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98㎡형은 2017년 약 5억 원에 분양했는데 지금은 시세가 20억 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대구지하철 2호선 범어역과 도보로 3분 거리(약 200m)에 있는 도심 노른자 땅 입지 덕이다.

KT는 서울에서도 또다른 자회사 NCP를 앞세워 광진구 자양4동 '자양1 재정비 촉진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사업 부지 7만8147㎡ 가운데 6만384㎡(77.2%)가 광진지사 등 KT 땅이다. 1360가구 규모의 아파트뿐 아니라 호텔과 오피스텔, 광진구청 신청사 등이 들어선다. 올해 공사를 시작해 2023년 분양한다. 한강변과 가까운 데다 광진구 최대 개발사업이어서 서울 시내 정비구역 가운데서도 대어로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KT 등 옛 공공시설을 복합개발하거나 매각하는 건 경영 합리화나 지역 개발 활성화 측면에서 자연스런 일"이라며 "건축용지를 새로 확보하기가 어려운 도심이나 중심가일수록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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