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 수위 낮춘 문재인 대통령 "일본과 언제든 대화"

입력 2021-03-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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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사서 “한·미·일 공조” 이례적 유화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ㆍ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맞은 3·1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일 유화 메시지를 던졌다. 사실상 문 대통령이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102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역지사지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의 역대 3·1절 기념사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올해 기념사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촉구했던 과거와 달리 가장 유화적인 분위기로 담겼으며, 대일 메시지 비중 또한 크게 늘렸다.

그동안 한일관계를 ‘가장 가까운 이웃’, ‘언제나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했던 것과 달리,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규정하면서 “이웃 나라 간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2018년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는 일본은 ‘가까운 이웃 나라’라고 칭하며 “일본에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 않는다. 진실한 반성과 화해 위에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3·1운동 100주년이었던 2019년에는 ‘친일 청산’에 초점을 맞췄다. 문 대통령은 당시 “친일 잔재 청산은 친일은 반성해야 할 일이고, 독립운동은 예우받아야 할 일이라는 가장 단순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거듭 확인하면서도 ‘미래’와 ‘대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읽힌다.

정치권에선 집권 5년 차인 올해가 문 대통령에겐 일본과 관계 개선을 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로, 문 대통령이 일본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냉각 기류를 해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한일 관계 경색을 불러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위안부·강제징용 문제를 ‘과거 불행했던 역사’로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2018년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도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라고 경색 국면의 발언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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