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강(쇳물) 생산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를 딛고 연초부터 반등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이 인프라 건설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철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다.
철강 시장이 살아나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우리나라 철강사들은 작년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을 이른 시일에 극복할 가능성이 커졌다.
2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글로벌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8% 오른 1억6290만 톤(t)이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1월 조강 생산량은 902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올랐다.
2위 생산국인 인도는 7.6% 상승한 1000만 톤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4.9% 오른 600만 톤을 달성했다.
반면 일본(790만 톤), 미국(690만 톤)의 조강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9%, 9.9% 감소했다.
글로벌 철강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쇼크로 조강 생산량을 조절했다.
그 결과 작년 글로벌 조강 생산량(18억6400만 톤)은 전년 대비 0.9% 감소했다. 2015년(-2.8%)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글로벌 조강 생산량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로 침체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인프라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 따른 결과이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베를린시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철도 등 기반 시설에 매년 31억 유로(약 4조2300억 원)를 추가 지출한다.
조강 생산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철강 제품을 사용하는 전방 사업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사업이 대표적이다.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7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이다.
철강 제품이 많이 들어가는 자동차 시장도 반등이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9% 성장한 7910만 대이다.
중국이 올해 환경 규제 여파로 조강 생산량을 줄일 수 있지만 다른 국가들의 인프라 건설로 전체 생산량은 줄어들지 않을 확률이 높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4.1% 증가한다고 예측한 바 있다.
철강 시황 회복으로 우리나라 철강사들은 올해 1분기부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별도기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오른 7001억 원이다.
현대제철은 흑자(1012억 원) 전환이 기대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자 철강사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여전히 종식되지 않는 코로나19가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