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권광석<사진> 우리은행장이 연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안팎에선 사모펀드 사태에서 ‘소방수’ 역할을 해낸 권 행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보는 가운데, 권 행장이 2년 안팎의 임기를 추가로 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4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5일 이사회를 개최하는데, 이사회에 앞서 4일에 사전간담회를 개최하는데 이때 자추위도 함께 진행할 거란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앞서 2~3차례 자추위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자추위에서 후보군을 추리면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해당 후보자에 대한 자격 검증과 추천을 진행하고 최종후보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권 행장이 연임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내외적인 경제 불확실성으로 변화보다는 안정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률 리스크에 노출된 은행·증권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하나금융 말고는 금융권 대체로 연임하는 분위기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해외금리 연계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이어 라임 사태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룹 핵심인 은행 수장을 1년 만에 교체하는 건 조직으로서도 부담이다.
특히 권 행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사모펀드 사태로 과감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제약이 많았다. 지난해 3월 말 그룹 안팎으로 어수선할 때 취임해 그나마 조직을 추스른 게 권 행장이기도 하다. 줄곧 고객 신뢰 회복과 조직 안정에 힘써왔다. 자추위원들이 이런 점을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
권 행장은 취임 때부터 당면 과제인 사모펀드 사태 사후수습에 성공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권 행장은 이사회를 설득해 피해보상에 나섰다. 금감원도 권 행장의 이러한 점을 높게사 소비자보호 노력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로 인한 손태승 회장의 제재 감경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관건은 추가 임기다. 앞서 권 행장은 통상적으로 3년의 임기 후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은행권의 관례와 달리 지난해 취임 당시 이례적으로 1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당시 우리금융 측은 권 행장에 1년간 경영 안정화 등의 성과를 본 뒤 추가적인 연임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현행 상법상 은행장 임기는 최대 3년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의 임기가 추가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다만 동기 부여를 위해 우선 1년만 추가한 뒤 향후 추가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모두에게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권 행장의 경우 대외활동이 어려운 데다 DLF·라임 사태 수습까지 해야 하는 남다른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임추위원들이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