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지구 땅을 신도시 지정 전 투기 목적으로 샀다는 의혹이 번지면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 철저한 조사를 주문하면서 3기 신도시 6곳 전체를 전수 조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국토부에 따르면 변 장관은 취임 전인 2019년 4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LH 사장으로 재직했다. LH 직원들이 토지를 매입한 시기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로 변 장관이 사장으로 있던 기간과 상당 부분 겹친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비위에 대한 변 장관의 관리·감독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의혹을 두고 정 총리까지 직접 나서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주문한 배경이다.
정 총리는 국토부에 “해당 지역에 대한 사실관계를 신속히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수사 의뢰 등 철저한 조치를 취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이어 “다른 택지개발 지역에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LH 등 토지·주택 정보 취급 공직자들이 이익충돌 등 공직자 윤리 규정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수도권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광명·시흥지구 내 토지 10필지, 2만3000여㎡를 신도시 지정 전 100억 원가량에 매입했다는 의혹을 전날 제기했다. 이들은 국토부 공무원과 LH 등 공공기관 직원의 투기 의혹 전수조사 대상을 6개 3기 신도시 전체로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혹 제기 후 LH는 14명 중 12명은 현직 직원이고 2명은 전직 직원으로 확인돼, 현직 직원 12명을 즉각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