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턴어라운드 확실하다 해서 샀는데”…두 달만에 '관리종목' 위기?

입력 2021-03-04 07:32 수정 2021-03-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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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이 ‘턴어라운드가 확실하다’고 리포트를 발간한 기업이 두 달여만에 최근 대규모 적자로 관리종목 지정이 예고돼 논란이다.

악재 모두 반영(?)…뜬구름 보고서

SK증권은 지난해 12월 9일 베스파에 대해 ‘2021년 턴어라운드 확실한데, 주가는 공모가의 1/3’ 제하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리포트는 베스파 당시 베스파 주가가 8000원에서 1만 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을 두고 “2017년 킹스레이드 정식 런칭 이후 2019년 1분기 매출 감소세와 개발비 증 대로 공모가 3만5000원 대비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주가에 반영할 수 있는 악재는 모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내년부터 킹스레이드 매출 회복세와 고(高) 개발비가 투입된 신작들에 대한 출시 기대감으로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12월부터 주력 게임인 ‘킹스레이드’이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에 따른 매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며 중국 시장 진출하면 흥행 가능성이 클 것이란 예상이었다.

특히 올해 신작 6개 모바일게임 출시를 계획 중이고,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 중인 금융상품들은 대부분 원금보장형 상품으로써 현금 및 현금자산까지 고려했을 때 재무적인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주가에 반영할 수 있는 악재는 모두 반영됐다는 SK증권 보고서와 달리 불과 두 달여 만에 베스파는 지난달 25일 '내부결산 시점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 폐지 사유 발생'을 공시했다. 킹스레이드 매출 감소와 신작 출시를 앞두고 비용부담이 늘어나며 자기자본 대비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2018년에도 대규모 법인세비용 차감 전 사업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타이밍…관리종목 지정될 우려에 왜 나왔나

해당 보고서는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못했다는 점도 비난 가능성이 높다. 베스파는 2018년 RCPS(전환상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으로 대규모 회계상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또, 3분기 말 기준 이미 197억 원 규모 영업손실과 235억 원 규모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손실이 발생한 상황이었다.

현행 규정상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손실 발생하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다.

▲SK증권 리포트 발간 후 베스파 추가 추이.
▲SK증권 리포트 발간 후 베스파 추가 추이.

베스파는 내부결산 시점에서 연결 기준 379억 원의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기자본 351억 원 대비 107.9% 수준이다.

사실상 관리종목 지정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도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 사업손실이 발행할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다.

해당 리포트를 작성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출시가 예정된 신작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여전하다”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봐도 당시 주가는 저평가 구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신규 출시 예정인 신작이 4개이며, 이 중 1개는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킹스레이드가 700억 원 규모 매출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해 신작당 200억 원의 매출과 수익율 15%로 계산해도 실적 개선은 뚜렷할 것"이라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봐도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 종목 지정은 신작 출시를 앞두고 대규모 비용이 발생한 탓”이라며 “향후 자금 조달에서 다소 불리할 순 있으나 현재 상황에서 손실을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히 한한령 이후 수년째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게임을 출시한다고 중국 흥행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수긍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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