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외식업 부진 속에서 ‘K치킨’은 해외 시장 진출에 활기를 띠고 있다.
K푸드 열풍으로 한국 치킨의 인지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 확대를 가속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해외에서도 순조롭게 안착할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7일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음식 배달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64억 달러(한화 약 154조 원)로 2017년(762억 달러) 대비 3년 만에 79% 성장했다. 올해는 1515억 달러, 2024년까지 1823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배달 시장 확대 기류를 타고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해외에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다음 달 독일 보른하임, 뒤셀도르프에 차례로 각각 3, 4호점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및 인근 지역에 비비큐 1, 2호점을 동시 오픈하며 독일 시장에 처음으로 발을 들인 지 1년 만이다.
코로나19로 봉쇄조치가 잇따랐지만 독일 내 배달서비스 편승 효과를 누린 것이 계기가 됐다. 독일 역시 올해 온라인 음식 배달시장이 전년보다 9.4% 성장해 24억 유로(한화 약 3조2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스태티스타 전망).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음식 배달문화가 덜 발달했던 해외 시장도 코로나19로 상황이 반전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은 최근 말레이시아 법인 파트너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위한 MOU를 맺고 싱가포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싱가포르 배달 시장 역시 그랩푸드(Grab Food), 푸드판다(Food Panda) 등 배달 플랫폼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현재 6개국 총 41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이 중 말레이시아에 들어선 점포만 27개다. 교통체증과 주차난 탓에 외식 대신 배달문화가 발달한 영향이다. 말레이시아에서 배달플랫폼 선두주자로 꼽히는 푸드판다는 지난해 1만8000개 이상의 음식점과 제휴를 맺고 8000명의 배달 가능 인력을 확보했다. 교촌치킨은 "배달, 홀 매장 등 현지 사정에 맞게끔 단장해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라면서 "해외 사업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해외 시장에 발을 들인 bhc치킨도 현재 홍콩에 직영점 2곳을 운영 중이다. 향후 싱가포르, 두바이 등에 추가 출점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소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치킨플러스’도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 지난해에만 베트남에 25개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베트남 이외에도 중국,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 해외 매장을 꾸준히 넓힐 계획이다.
한류 열풍 역시 K치킨 고속질주에 불을 지폈다. 제너시스BBQ는 최근 일본에 5개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클라스', '더킹' 등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일본 전역에서 인기를 누리면서다. 드라마 속 치킨이 주목받고 주인공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덩달아 제너시스BBQ의 인지도도 올라갔다는 것이다.
치솟는 K치킨의 인기에 업계는 글로벌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윤홍근 제너시스BBQ회장은 지난해 창립25주년 기념사에서 '2025년까지 전 세계 5만개 가맹점 개설'이란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BBQ는 올해 북미 지역에만 기존 150개에서 500개로 점포를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배달 증가에 힘입어 평년 400억 원대에 머물던 글로벌 매출이 지난해 600억 원으로 늘면서 흑자 전환했다"라면서 "올해를 글로벌 사업 확대의 원년으로 삼아 현재 57개국 500여 개인 해외 매장을 빠르게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중국 등 5개국에서 6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치킨플러스도 내달 초 오픈 예정인 캐나다 매장을 포함해 연내 해외 매장을 130개로 점포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달 중에는 방글라데시아와 사업 확대 MOU 협약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