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경제는 가상, 증강, 혼합 및 확장현실 기술의 기기 등의 직접 시장, 이들 기술을 응용한 시장과 경제 등을 의미한다. 실감경제는 제조 산업에서 콘텐츠 산업까지, 교육에서 도시구조까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인간의 소비가 곧 경험임을 생각하면, 실감경제는 미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상현실 기술 등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 가격은 비싸고, 화소와 시야각(FoV, Field of View)은 부족하며, 배터리는 수명이 짧고, 컨트롤은 불편하고 완전하지 않으며, 콘텐츠 개발 비용은 지나치게 비싸다. 180도의 시야각을 자랑하거나, 확장현실 공간 안에서 계기판과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화소 수를 가진 기기가 존재하기는 하나 그 가격이 XTAL은 800만 원, 바르요(Varjo) VR-3는 400만 원을 넘는다. 그것도 시야각이 180도이면서 화소 수가 인간의 나안 수준인 기기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비용은 기존 방식보다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며, 표준화가 진행되지 않아 기기별로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할 위험도 있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는 2020년 실감경제에 대해 “2020년은 아니라 하더라도, 2030년 안에는 충분히 성숙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각 기업은 실감경제를 언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일단 가상현실 등 기술의 발전이 지수적 성격을 보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대중적인 기기를 기준으로 화소 수가 2016년 한쪽 눈에 100만 화소였는데, 2018년 200만 화소 2020년 400만 화소로 2년에 2배씩 증가했다. 애플은 2022년 한쪽 눈에 3300만 화소의 가상현실 기기를 출시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이것이 실현되면 2년만에 8배가 증가하는 셈이 된다. 페이스북은 별도의 컨트롤러(controller) 없이 인간의 손을 그대로 인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삼성은 증강현실 안경에서 별도의 도구 없이 손만으로 키보드 타이핑을 할 수 있는 개념을 선보였다. 정부와 기업은 실감경제에 대해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관련 소프트웨어의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때 미래예측 기반의 쓰임새를 접목한 정보통신 표준화 프레임워크를 활용하고, 여기에 미래예측 기반의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더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실감 콘텐츠 개발 생태계 구축에 대해서도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또한 메타버스(metaverse)가 일상화된다면 정치, 경제 및 사회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 작성과 준비가 필요하다.
대기업은 실감경제와 관련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실감경제와 관련한 트렌드 레이더 맵을 작성하고 이에 대응한 비즈니스 모델과 경쟁사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다양한 외부 전문가와 내부 임직원이 린 캔버스(lean canvas)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애자일(agile)로 개발하고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을 추진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실감경제 기반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사전에 개발해야 한다. 사물통신과 증강현실의 결합, 증강현실 안경 기반의 마케팅 및 정보 제공, 메타버스 내에서의 플랫폼 비즈니스, 아바타 성형 서비스, 고객경험과 실감경제의 융합, 실시간 가상현실 관광 등 잠시만 생각해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상상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받아야 한다. 강조하건대 비즈니스 모델을 상상하는 데는 돈이 거의 들지 않으므로, 예산이 부족하다는 타령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실감경제가 본격화할 날이 멀리 보이지만 그렇게 멀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야 한다. 지금은 상상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