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영업비밀 필요없어…ITC도 판단 못 해"

입력 2021-03-05 09:45 수정 2021-03-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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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유감을 표했다. ITC가 구체적인 영업비밀 침해 내용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5일 입장문을 내고 "1982년부터 준비해 온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개발 노력과 그 실체를 제대로 심리조차 받지 못한 미 ITC의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ITC는 이날 의견서를 통해 "SK는 침해한 LG의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해당 정보를 10년 안에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침해 기술을 10년 이내에 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인력이나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와 SK는 배터리 개발, 제조방식이 달라 LG의 영업비밀 자체가 필요 없고 40여 년 독자개발을 바탕으로 이미 2011년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며 "이러한 독자적인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 침해 주장에 대한 실체적인 검증 없이 소송 절차적인 흠결을 근거로 결정했는데 그 결정은 여러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ITC는 의견서에서 "SK의 증거인멸 행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며 "증거 인멸은 고위층이 지시해 조직장들에 의해 전사적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SK이노베이션은 "ITC는 영업비밀 침해라고 결정하면서도 여전히 침해됐다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어떻게 침해됐다는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며 "영업비밀 침해를 명분으로 소송을 제기한 LG에너지솔루션은 침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ITC 의견서 어디에도 이번 사안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증거는 실시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LG 측은 ITC에 배터리 관련 기술 전체로 볼 수 있는 100쪽 분량의 문건을 제시했다. 당시 ITC는 해당 문건들을 영업비밀로 제시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ITC는 LG 측의 영업비밀 22건을 지정하면서도 그 범위가 모호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개별 수입 물품이 실제 수입금지 대상에 해당될지는 별도 승인을 받도록 명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런 모호한 결정으로 정당한 수입조차 사실상 차단돼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저하, 시장 내 부당한 경쟁제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지연으로 인한 탄소 배출에 따른 환경 오염 등 심각한 경제적, 환경적 해악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ITC는 SK이노베이션 이외의 다른 배터리업체들이 특정 자동차 회사에만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 내 업체들이 이른 시일 내에 다른 자동차 회사들에도 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다는 모순된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SK이노베이션은 "ITC 결정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Presidential Review) 절차에서 적극적인 소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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