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이슬람 시아파 최고 권위자 만나…‘상호 이해·평화적 공존’ 강조

입력 2021-03-0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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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이슬람교 다리 잇는 역사적 만남”
이라크 내 크리스천 포용 요청
아브라함 고향 방문…각 종교지도자에 평화 호소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과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권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티니가 6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자프/UPI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과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권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티니가 6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자프/UPI연합뉴스
로마 가톨릭교회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권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의 역사적인 만남이 성사됐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중동 이라크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라크 남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서 알시스타니와 만나 50여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양측은 종교 간 상호 이해와 평화적 공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WSJ은 이번 만남을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에 다리를 놓기 위한 역사적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회동에서 종교 간 상호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이라크나 이 지역의 더 좋은 미래에 공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알시스타니에게 이슬람교도들이 이라크에 있는 소수 크리스천을 포용하도록 요청했다.

알시스타니는 이에 대해 “종교 지도자는 전쟁이나 폭력 같은 비극을 없애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소수파인 기독교도의 보호를 포함해 상호 이해에 임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라크에서는 2003년의 이라크 전쟁으로 후세인 정권이 붕괴한 뒤 격렬한 종파 대립,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대두 등으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한때 140만 명 수준에 이르렀던 이라크 내 기독교 사회는 현재 30~40만 명대로 쪼그라들게 됐다.

현지 기독교인들은 시아파 신도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알시스타니가 이날 회동 이후 이슬람 사회에 유화적인 발언을 전한다면 자신들의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의 시조로 불리는 아브라함의 고향 ‘우르’를 방문, 각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평화를 호소했다. 이날 이라크 우르 평원의 고대 유적지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독교·이슬람·야지디교 지도자와 만나 “형제와 자매를 증오하는 데 하느님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가장 큰 신성모독”며 “적대와 극단주의, 폭력은 신앙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믿음을 배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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