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의혹' 얼룩진 광명ㆍ시흥신도시… 커지는 '원점 검토론'

입력 2021-03-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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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ㆍ시흥 원주민, 개발 유보ㆍ수용 반대 운동 돌입
'LH 주도 3기 신도시 철회' 국민청원 동의, 사흘 만에 만 명 넘어
3기 신도시 최대 지구 백지화 부담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여파가 커지면서 경기 광명ㆍ시흥지구(광명ㆍ시흥신도시) 개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시흥시 과림동에서 열린 '시흥ㆍ광명 신도시 대책 주민설명회' 모습.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여파가 커지면서 경기 광명ㆍ시흥지구(광명ㆍ시흥신도시) 개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시흥시 과림동에서 열린 '시흥ㆍ광명 신도시 대책 주민설명회' 모습.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여파가 경기 광명ㆍ시흥지구(광명ㆍ시흥신도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지분 쪼개기 등 유사한 투기 의혹이 여럿 제기되고 있어서다. 주민 반대와 맞물려 신도시 원점 재검토론(論)까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광명ㆍ시흥신도시 원주민 모임인 '광명ㆍ시흥 특별관리지역 총대책위원회' 등은 지난주 정부와 LH에 광명ㆍ시흥신도시 개발 유보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국토교통부가 광명ㆍ시흥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한 직후부터 주민 주도 개발을 주장하며 정부 계획 철회를 요구해왔다. 이들 모임은 광명ㆍ시흥신도시 예정지 곳곳에서 정부 수용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을 부착했다.

여론은 정부에 불리하게 흘러간다. 신도시 개발 시행사인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드러나면서 개발 정당성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에 따르면 광명ㆍ시흥신도시 내 시흥시 과림동에선 지난해부터 올 2월까지 LH 직원들과 유사한 토지 지분 거래가 158건 이뤄졌다. 'LH 주도 3기 신도시 지정을 철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5일 게시된 지 사흘 만에 1만 명에게 동의를 얻었다.

일각에선 정부가 투기 의혹을 명확히 해소하지 못하면 광명ㆍ시흥신도시가 표류하는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광명ㆍ시흥신도시 예정지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에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당시 개발 목표는 9만 가구로 현재 개발 계획(7만 가구)보다도 더 컸다. 하지만 이후 주택 경기가 가라앉고 시행사인 LH 부채가 과중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2015년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해제됐다.

이후 광명ㆍ시흥신도시 예정지는 난개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일부는 광명ㆍ시흥테크노밸리로 지정돼 산업시설이 조성되고 있지만, 대부분 지역에선 특별관리지역 지정 후 개발이 멈춰섰다.

다만 일각에선 광명ㆍ시흥신도시 철회에 따른 정부 부담이 개발 강행 못잖게 크다고 본다.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이자 2ㆍ4 대책(대도시권 주택 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 첫 사업지라는 상징적ㆍ실질적 의미 때문이다. 신도시 일부 원주민 사이에서도 투기 처벌과 신도시 개발을 별도로 추진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인다. 이번에도 신도시 조성이 좌초되면 지역 개발이 또 다시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광명ㆍ시흥신도시 백지화 주장에 반박하는 말조차 아끼고 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5일 기자들에게 광명ㆍ시흥신도시에 관한 질문을 받자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정부 안에선 투기 의혹 조사 결과가 광명ㆍ시흥신도시 운명을 가를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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