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 ‘士자 직업’ 꿰찬다

입력 2021-03-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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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3-0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기업의 80%, 로봇프로세스자동화 구현

회계사·변호사·의사 등 전문직 능가 알고리즘 구축

"고학력·고보수 근로자, AI 위험에 4배 더 노출" 연구도

▲편의점에서 일하기 위해 개발된 아바타 로봇의 팔이 지난해 7월 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보인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편의점에서 일하기 위해 개발된 아바타 로봇의 팔이 지난해 7월 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보인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로봇이 왔다. 이 로봇은 레이저로 사람을 죽이거나, 체스에서 당신을 이기지 않는다. 자율주행차로 사람들을 나르는 것도 아니다. 대신 구매 주문을 다음 분기 수익 전망에 합치고 송장 발행 소프트웨어에서 고객의 데이터를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로 전송한다. 회계 분야에서 '필(Phil)' 직군에 속한 직원들이 수행하던 은행 명세서 조정, 지출 보고서 승인, 세금 양식 검토 등 따분하지만 중요한 업무를 대신한다. 더 정교한 형태의 인공지능(AI)으로 무장된 이들 봇은 높은 보수를 받는 화이트칼라들이 수행했던 고난이도의 작업을 수행할 능력을 갖췄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로봇과 AI가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를 본격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년 동안 조용히 성장해 오던 로봇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그 성장세가 급격하게 가팔라졌다.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임원 10명 가운데 약 8명이 지난해 이미 어떠한 형태로든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구현했다고 답했다. 나머지 16% 역시 3년 안에 이를 도입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한때 자동화 시대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져 왔던 대학 학위나 전문 교육을 받은 사무직 근로자들이 더는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로봇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 수행해 주는 것을 넘어서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면서 그 파괴적인 잠재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AI와 머신러닝의 발달로 특정 부분의 업무에서는 회계사나 변호사, 의사, 은행가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능가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만들어졌다고 NYT는 강조했다. 이러한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고부가 가치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전문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게 된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과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구인 목록과 AI 관련 특허 문구를 비교·조사하면서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집단은 ‘더 많은 보수를 받고, 더 나은 교육을 받은 기술직과 관리 직군 근로자’들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학사나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근로자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노동자들보다 거의 4배나 더 AI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또 시애틀과 솔트레이크시티와 같은 첨단 기술 도시의 주민은 시골 지역의 근로자보다 더 AI의 위협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화의 노동 효과를 연구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데이비드 오토 경제학 교수는 “많은 전문적인 작업이 일상적인 정보 처리와 판단, 재량권 등의 요소를 결합하는 형태”라며 “이것이 바로 과거 소프트웨어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AI의 발달로 핵심 작업에 소프트웨어가 더 많이 포함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RPA 업체인 블루프리즘의 제이슨 킹던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AI와 로봇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을 크게 제고했다”며 “고객사들에 현재 기업에서 수행 중인 모든 작업의 절반에서 75%는 기계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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