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50년을 위한 KAIST 신문화 조성을 위해 학교의 모든 역량을 모아달라.”
이광형 제17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8일 대전 본원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구성원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이 총장은 “KAIST는 앞으로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찾아 정의하고 해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한 글로벌 가치창출에 집중해야 한다”며 포스트 인공지능(Post AI) 시대에 대비해 ‘미래 50년을 위한 KAIST 신문화 전략’을 새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 총장은 특히 취임사에서 △실력과 인성을 모두 겸비한 ‘신뢰할 수 있는 인재 양성’ △정부와 민간 기부자의 숭고한 뜻에 부응하는 ‘신뢰할 수 있는 재정 운영’ △과감한 권한 분산과 위임을 통해 자율ㆍ창의ㆍ책임 경영을 실현하는 ‘신뢰 기반의 경영 혁신’을 통해 KAIST라는 이름만 들어도 국민과 정부가 ‘신뢰’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떠 올릴 수 있게 소통과 신뢰의 문화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신문화 전략으로 ‘QAIST’를 발표했다. ‘QAIST’는 Question(교육), Advanced research(연구), Internationalization(국제화), Start-up(기술사업화), Trust(신뢰) 등 다섯 가지 혁신전략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약어다.
그동안 추구해 온 창의ㆍ도전ㆍ배려라는 C³ 정신을 기반으로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이라는 ‘KAIST 비전 2031’을 계승하고 완성하겠다는 이 총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질문(Question)하는 글로벌 창의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혁신을 위해 문학을 포함해 학과 간 경계 없는 융합 교육 과정을 개발하는 교육 과정의 혁신, 문제 중심 교육(Problem Based Learning)ㆍ프로젝트 중심 교육(Project Based Learning)ㆍAR/VR 등 실감기술 기반의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등 원격 교육이 가능한 가상 캠퍼스 네트워크 구축 등 교육방식 혁신을 주문했다. 또 교수진이 전공 서적 이외의 도서를 선정해 학생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는 ‘1랩 1독서’ 운동, 외국인 교원 15%, 여성 교원 25%, 미래분야 교원 100명 추가 충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총장은 남이 정의해놓은 문제의 답을 찾는 ‘How’ 방식의 연구에서 무엇을 연구해야 할지 스스로 정의하는 ‘What’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연구혁신(Advanced Research) 방향을 제시했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몰입환경을 조성하는 ‘지속 가능한 연구 인프라 구축’, 연구실마다 세계 최초의 것을 시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1랩 1최초’ 운동, 바이오ㆍ의료 산업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내ㆍ외부의 국제화를 병행하는 국제화 혁신(Internationalization)은 언어를 포함한 문화적 장벽이 낮은 글로벌 캠퍼스 구축, 교수ㆍ학생ㆍ연구원의 해외 파견은 물론 해외 우수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 기술사업화의 인큐베이션 허브로 활용하는 ‘해외 국제캠퍼스 구축’, KAIST 발전모델 확산 등도 언급했다.
이 총장은 마지막으로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사업화(Start-up)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기업가정신 교육 강화ㆍ산업 현장 및 해외 연수 적극 장려ㆍ교내 창업기업을 외부 자본 시장에 연결하는 등 다소 과하다고 평가될 정도로 파격적인 창업지원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KAIST를 중심으로 대전-오송-세종을 연결하는 혁신성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스타트업 월드(Start-up World) 리노베이션, 10년 이내에 연간 1000억 원의 기술료 수입 달성을 목표로 기술사업화 부서의 민영화를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된 취임식에는 이원욱 국회 과방위원장과 허태정 대전 시장, 신성철 전 총장을 포함해 바이오및뇌공학과 개설을 위해 2001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발전기금을 기부한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 이 총장의 제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직접 참석해 축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