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7조원에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블루욘더 인수

입력 2021-03-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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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하드웨어 결합으로 부가가치 향상 기대
공급망 소프트웨어 시장 연 10% 성장 전망

▲일본 파나소닉 로고. AP뉴시스
▲일본 파나소닉 로고. AP뉴시스

일본 파나소닉이 미국 소프트웨어 대기업 블루욘더를 인수한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파나소닉은 7000억 엔(약 7조3309억 원)을 투입해 블루욘더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2011년 8000억 엔을 투자해 산요전기와 파나소닉전공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10년 만의 대형 인수·합병(M&A)이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860억 엔을 들여 블루욘더의 지분 20%를 확보했다.

블루욘더는 1985년 창립한 소프트웨어 업체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품 수요나 납품기한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주 고객은 유니레버나 월마트 등 전 세계 3300개 기업이다. 2019년도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1085억 엔이었다.

파나소닉은 이번 인수로 소프트웨어와의 융합을 통해 하드웨어 제품의 부가가치 향상을 기대한다. 파나소닉은 현재 매장용 감시카메라나 물류 시설용 바코드 판독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제품에 블루욘더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면 재고 관리 서비스에서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 블루욘더는 영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즈와 손잡고 신선·가공식품 수요 예측과 자동 발주 시스템을 도입한 이력이 있다. 이 시스템 덕분에 결함이 있는 제품을 3일 치 판매분만큼 절감했다.

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으로 파나소닉의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가 경쟁에 빠지기 쉬운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할 기회다. 파나소닉은 블루욘더 인수를 통해 수요 분석 등 공급망 소프트웨어 분야 노하우를 쌓겠다는 목표다.

다만 인수 후 융합 방식이 파나소닉의 과제로 남아있다. 파나소닉은 1991년 미국 MCA를 7800억 엔에 인수했지만, 5년 만에 캐나다의 음료 업체 씨그램에 되팔았던 경험이 있다. 파나소닉은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한 인수를 계획하고 있어 인수 금액이 많으면 협상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하드웨어를 강화하는 방식은 최근 제조업에서 많이 도입하고 있는 방식이다. 독일 지멘스는 공장 관리 기기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수익성을 높였고, 테슬라는 차량 소프트웨어를 지속해서 업데이트한다. 공급망 소프트웨어 시장은 2019년 약 1조6000억 엔 규모로 집계됐으며 향후 연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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