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해킹 공격에도 중국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이유

입력 2021-03-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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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 명 고객에게 피해 입힌 해킹 배후에 중국 정부
논란에도 MS는 중국 지사 CEO 새로 임명하고 비전 발표
1992년부터 이어져 온 관계 형성 노력이 포기 못 하게 만들어

▲빌 게이츠 MS 창업자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3월 28일 하이난성의 보아오 포럼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하이난성/신화뉴시스
▲빌 게이츠 MS 창업자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3월 28일 하이난성의 보아오 포럼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하이난성/신화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메일 소프트웨어를 노린 해킹 범죄 배후에 중국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MS가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전 세계 수십만 명의 고객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해킹 사고에도 MS의 중국 활동이 뜸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MS는 지난주 해킹 그룹이 자사 이메일 소프트웨어를 통해 고객 컴퓨터에 접근했으며, 이들이 국가적 후원을 받아 중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25만 명에 달하는 고객이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봤으며, 백악관은 이를 적극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고, 반면 중국 정부는 “해당 공격을 정부와 직접 연계시키는 것은 이유 없는 추측이며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양국 간 불화로 번질 위험이 있는 이번 사태에도 회사 측은 여전히 중국을 가장 중요한 전략적 시장으로 홍보하고 있다. 사건 이후 중국지사에 후양 신임 최고경여자(CEO)를 새로 임명하고 향후 몇 년 내로 클라우드 서비스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CNN은 해킹 사건이 오히려 중국 시장을 넓히려는 MS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MS는 1992년 중국에 처음 진출, MS리서치랩아시아를 설립하고 이곳을 아시아 시장의 전략적 기지로 삼아왔다. 현재 직원은 6000여 명에 달하며 이곳에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는 중국 정부와 현지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또 MS의 검색엔진 ‘빙’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허용되는 외국 검색 엔진이며, 당국은 페이스북은 차단하면서도 MS의 링크트인만큼은 사용 가능한 소셜미디어로 인정하고 있다. MS가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MS와 중국의 관계는 단순히 회사와 국가 관계를 넘어 인간적인 관계로도 이어진다. 창업자 빌 게이츠는 1990년대 이후 십여 차례에 걸쳐 중국을 방문했고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을 워싱턴에 있는 자택으로 초대한 이력이 있다.

또 지난해 시진핑 현 국가주석은 게이츠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에 대한 감사 편지를 보냈고, 2018년 왕이 외교부장은 당시 현지 CEO를 “중국인의 오랜 친구”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CNN은 “MS는 이달 신임 CEO를 임명함으로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중화권에서 고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일련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MS는 계속해서 중국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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