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이달고 파리시장의 ‘15분 동네’ 만들기

입력 2021-03-1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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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2020년 2월 초, 파리의 안 이달고(Anne Hidalgo) 시장은 재선 캠페인으로 모든 시민이 15분 이내의 동네(15-Minute Neighborhoods)에서 일자리, 서비스, 쇼핑, 여가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자급자족 지역사회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15분 도시(15-minute city)라고 하는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프랑스 최대 도시인 파리가 이를 채택하는 것은 처음이다.

15분 동네 목적은 필수 서비스와 도시 생활을 매력적으로 만들고, 필요한 모든 것에 시민들의 평등한 접근성을 촉진하는 것이다. 또한, 도시 내 차량 이동과 탄소 배출량을 줄여 공기의 질을 개선하는 내용도 있다.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거리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다면, 자동차 소유와 이용을 줄일 수 있다.

15분 동네는 집과 직장이 가까이 있는 도시 근접성을 강조한다. 동네에서 직장, 쇼핑, 여가활동, 서비스 등을 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더 평온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직장이 집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 대기 오염, 삶의 질 저하 등의 도시 문제가 커진다. 이러한 도시 생활방식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변한 게 없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질 때가 됐다.

일자리 공간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밀도가 높아져야 한다. 파리의 경우, 이미 높은 수준의 밀도와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도시의 모든 거리와 공공 서비스 수준도 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도시 내 지상 주차장의 가능성은 엄청나지만, 우리는 주차라는 단일 용도로만 이용한다. 주차 공간의 절반을 바꾸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 식물과 꽃, 시민 공유공간, 동네에 필요한 시설로 전환할 수 있다.

15분 동네는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공간을 다르게 사용해 더 잘 활용하는 개념이다. 학교나 학교 운동장 같은 공공시설을 주말이나 저녁에 다르게 사용한다면, 편한 시간에 주민은 더 행복한 어메니티를 즐길 수 있다.

이 개념은 녹색 공간에 대한 접근성을 강조한다. 어느 도시든 그린 인프라 확장은 중요하다. 파리는 3분 안에 녹지 공간에 접근할 수 있는 정밀한 녹지 공간 네트워크를 추진 중이다. 물론 파리는 큰 공원이 많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그린 접근성을 더 높이기 위해, 동네 일상적인 거리에 녹색을 더 입히고 있다.

15분 동네는 도심이든, 외곽 지역이든 동일 수준의 서비스에 접근을 강조한다. 이웃 동네 사이에 장벽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대도시에서 살고 싶은 이유는 다른 다양한 동네와 다양한 직업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는 외곽 지역에 새로운 일련의 광역 고속 전철망을 추진 중이다. 이 노선들은 외곽 지역에 더 나은 교통 연결을 제공하게 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동네에만 머물지는 않기에, 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도시 중심이나 다른 일터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해진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슈퍼 블록이나 전 세계의 다른 혁신 도시들도 같은 개념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주거 지역에서 자동차를 위한 거리 주차나 기타 공간을 감축해 그 공간은 보행자와 녹지 공간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 11월 치러질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도 15분 생활권 공약이 화제다. 숀 도너번 뉴욕시장 후보는 도보 15분 이내에 모든 생활 인프라 구색을 내세우고 있다. 유사한 개념으로 미국의 ‘20분 디트로이트’, 호주 ‘20분 멜버른’, 스페인 ‘9분 바르셀로나’도 있다. 서울에서는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1분 컴팩트 도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멀리 출퇴근하는 피곤함과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 직장과 주택이 함께하는 15분 동네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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