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반도체 밀고 가전 끌고” 삼성전자, 미래 위한 대규모 채용 ‘러시’

입력 2021-03-11 14:49 수정 2021-03-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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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인력쟁탈전’ 대비…고용창출 통한 사회적 책임 강조한 JY 뜻도 담겨

올해 삼성전자의 채용 기조를 살펴보면, 반도체와 가전사업 중심으로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작년부터 해당 사업에 대한 수요가 계속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사업의 경우 D램 가격 반등이 시작되는 등 ‘슈퍼사이클’ 초입에 들어섰고, 가전사업부는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가트너 등은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8~10% 증가하고, 메모리 시장은 13~2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은 100% ‘완전가동’ 상태, 가전 공장은 93.6%의 높은 가동률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사업은 지난달 경력직 채용 이후 한 달 만에 생산직 인력 충원에 나선 것인데, 이는 통상적인 공채 사이클과는 다르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간 DS 부문 고졸자 공채는 보통 1년에 한 번, 7~8월에 걸쳐 진행됐다. 채용 시기를 석 달 이상 대폭 앞당긴 것이다. 경력직 채용 역시 구인 분야만 메모리부터 시스템LSI, 파운드리, DIT 센터 등 총 10개 사업부 42개에 달하고, 채용 인원 역시 세 자릿수에 달하며 통상적인 경력 채용보다 훨씬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세트 부문 내 로봇 전문가 영입도 특이한 경우다. 그간 로봇 개발의 경우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에서 전담했다. 지난해 말 CE부문 내 로봇 상용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되면서 인력을 충원, 로봇 상용화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산업계에 전반적으로 수시채용 기조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채용 시기나 인력 규모 등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2019년 이재용 부회장이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을 이루기 위한 포석이다. ‘반도체 비전 2030’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하고 1만5000여 명을 채용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 부회장 발표 이후 삼성전자 DS 부문의 임직원 수는 1년 만에 5만5000명 수준에서 6만 명을 목전에 둘 정도로 급증했다.

현재 반도체 업체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인력 쟁탈전’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도 있다. 일례로 주요 경쟁사인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첨단 반도체 공장을 위해 600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모집했다.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 역시 차세대 D램 제조를 위해 극자외선(EUV) 설비를 담당할 엔지니어를 찾는다는 구인공고를 냈고, 국내 업체 중에선 SK하이닉스가 지난달 D램과 관련한 직무를 비롯해 총 26개 분야에서 반도체 숙련 인력을 뽑았다.

▲삼성전자 승현준 사장이 CES 2021 삼성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삼성봇 핸디'와 물컵을 주고 받는 시연을 하고 있다. 삼성봇 핸디는 삼성봇 핸디는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 잡거나 옮길 수 있으며 식사 전 테이블 세팅과 식사 후 식기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승현준 사장이 CES 2021 삼성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삼성봇 핸디'와 물컵을 주고 받는 시연을 하고 있다. 삼성봇 핸디는 삼성봇 핸디는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 잡거나 옮길 수 있으며 식사 전 테이블 세팅과 식사 후 식기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채용 확대 기조를 두고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도 언급된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임직원에게 처음으로 보낸 옥중 메시지에서 “국민과 약속한 투자와 고용 창출 등 본분에 충실해야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선 최소 올 한 해는 이러한 공격적인 채용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적기에 설비를 세팅하고 가동하기 위해선 적절한 인력 충원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전 사업부를 대상으로 한 대졸자 공채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설비에만 약 36조~38조 원을 투자할 것으로 내다본다. 작년 설비투자 금액(31조 원)보다 20%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국내에선 평택공장을 중심으로 한 생산능력 확대가 이어지고,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 증설 건도 상반기 안에 후보지와 상세 계획이 확정될 예정이다. 증설 규모는 약 170억 달러(19조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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