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리커창 “내정간섭 하지말라”면서도...미국엔 “다양한 분야 대화 희망”

입력 2021-03-1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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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ㆍ대만 관련해서는 경계 목소리
18일 미·중 고위급 대면 회담 앞두고 미국에 “다양한 분야 대화 희망”

▲리커창 중국 총리가 중국 베이징에서 전인대 폐막 후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중국 베이징에서 전인대 폐막 후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 홍콩과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외부의 내정간섭을 반대한다”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미국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하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라는 원칙이 이행될 수 있도록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것이라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리 총리는 “이번 전인대에서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것은 일국양제의 제도적 보완과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견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인대의 최대 이슈는 홍콩 선거제 개편이었다. 중국이 전인대 개막 전부터 홍콩 선거제 개편을 시사하자 미국과 유럽 등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중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홍콩 선거제 개편을 안건으로 상정, 이날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실제로 개표 결과 찬성 2898표, 기권 1표로 반대표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선거 입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다. 중국은 홍콩의 의회인 입법회를 거치지 않고 전인대가 직접 법을 제정하고 이를 홍콩의 기본법에 삽입하는 강수를 택했다.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 투표 결과가 스크린에 나타나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11일(현지시간)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 투표 결과가 스크린에 나타나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대만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그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변함이 없으며 평화적인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와 민족 통일 지지하며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에 반대한다”면서 “대만 교포들이 중국의 발전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번 전인대는 ‘민주주의’ 국가들에 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공산당 일당 지배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 총리는 ‘민주주의’와의 거리를 두면서도 경제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지속적이고 건강한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최근 미·중 정상간 통화에서 보여준 정신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양국이 서로의 핵심 이익과 주요 우려를 존중하고 상호 내정 간섭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은 광범위한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양국은 많은 영역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중국과 미국은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과 최대 선진국으로, 협력하면 이득이지만 대결한다면 손해다”라고 했다.

중국의 이러한 화해의 손짓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첫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과 미국은 지난 4년간 무역에서부터 기술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분쟁을 이어왔다. 양국 관계가 경색되면서 양자 대화도 그간 중단됐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양국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신호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양국은 오는 18일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중 고위급 회담을 진행한다. 미국에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은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회담에 참석한다.

한편 리 총리는 앞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6% 이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세계 경제 회복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지만,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은 (목표치보다) 더 빠를 수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라는 거대 경제 국가의 경제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갈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다수의 전문가는 중국 경제가 올해 8%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를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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