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 경계 나선 ECB...채권 매입 속도 높인다

입력 2021-03-12 10:35 수정 2021-03-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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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PEPP 자산 매입 속도 가속화
기준금리는 현행 0% 유지키로
라가르드 “금리 상승 경제 회복에 위험”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촬영한 로고가 보인다. 프랑크프루트/로이터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촬영한 로고가 보인다. 프랑크프루트/로이터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 매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국채 금리 급등이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다.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자산 매입 규모 늘리기에 선을 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는 다른 길을 택한 셈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앞으로 3개월 동안 1조8500억 유로(약 2506조3800억 원) 규모의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에 근거한 자산 매입 속도를 한층 더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ECB는 “자금조달 여건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2분기 PEPP 프로그램에 따른 코로나19 대응 채권 매입이 올해 초보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속도전에 경기회복 전망이 우세한 미국과 달리 유럽은 갈 길이 멀다. 유럽 내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상대적으로 더딘 데다가 봉쇄 조치 재도입이 늘고 있어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근 꿈틀대는 금리는 불안을 더 키운다. 금리 상승은 곧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서다. ECB가 이날 채권 금리 상승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이유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최근 채권 금리 상승은 경제 회복에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 시장의 금리 상승이 전반적 자금 조달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것이 계속되면 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자금 조달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연하게 채권을 매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 이후 유로권의 채권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ECB는 최근 PEPP 규모를 두 차례에 걸쳐 확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자산 매입 규모를 1조8500억 유로로 확대했으며, 미사용분은 약 1조 유로 정도다. ECB는 최소 2022년 3월까지는 채권 매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아울러 필요할 경우 PEPP의 규모를 재검토할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1조9000억 달러(약 2148조140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경기 부양법안에 서명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경기회복 모멘텀을 살리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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