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쿠팡이 쏘아올린 공...마켓컬리ㆍ티몬도 증시 상장 추진

(사진제공=쿠팡)

쿠팡 미국 증시 상장에 100조 원 대의 시장 가치를 인정받자 경쟁 업체인 마켓컬리도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티몬 역시 국내 사장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11번가 역시 증시 입성으로 이커머스의 무한 경쟁에 합류할 유력 후보다.

1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가 인터뷰에서 연내 상장을 위한 계획을 금융인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마켓컬리가 쿠팡처럼 올해 중 미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마켓컬리가 약 8억8000만 달러(한화 1조원) 가치를 가진 업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미국 증시로 한정하지는 않았다”면서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투데이 DB

마켓컬리는 2015년 ‘샛별배송’에 나서 새벽 배송 서비스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킨 선구자로 꼽힌다. 특히 쿠팡이 신선식품을 비롯한 잡화, 의류 등 대부분의 상품을 로켓 배송으로 불리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하는데 반해 마켓컬리는 프리미엄급 신선식품 위주로 새벽배송를 서비스해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충성도가 높다.

특히 최근에는 최근 국내 최대 신선물류센터인 김포 물류센터를 오픈해 평균 주문 처리량인 9만 건의 2배 가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생산 능력을 높여 시장 지배력을 강화에 나섰다. 우선 전국 사업보다는 수도권 위주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상장 성공에 따라 전국 서비스에 나설 여지도 높다.

쿠팡의 미국 증시 입성 성공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재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마켓컬리의 기대감 역시 높다. 상장 추진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30조 원으로 추정되던 쿠팡의 시장 가치는 외신에 의해 55조 원으로 추정됐지만 공고가는 72조 원으로 확정됐다. 상장 첫 날에는 종가기준 100조 원으로 더 높이 날았다.

▲김포 물류센터 (사진제공=마켓컬리)

티몬도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3050억 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티몬은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자본결손금을 정리하고 하반기 성공적인 IPO를 위해 구체화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회사들의 순차적인 IPO를 공언하면서 11번가도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거론된다. 특히 2018년 국내 기관 투자자로부터 5000억 원의 투자를 받으며 2023년까지 상장을 통해 투자 회수를 약속한 만큼 11번가의 상장 추진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당시 11번가의 기업가지는 2조 원 내외로 평가받았다.

쿠팡의 상장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재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맺으면 올해부터 협력이 본격화되는 만큼 몸값이 더 뛸 여지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