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특검’ 둘러싼 프레임 전쟁…與 “켕기나”VS野 “시간 끄나”

입력 2021-03-1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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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LH 대형악재에 특검으로 정면돌파 시도…검찰개혁 탓에 검찰 손 못빌려
野 "특검은 시간 걸려 경험있는 검찰에 맡기자는 논리 반박 어려워"
다만 野 국정조사 요구했던 터라 '빈틈'…與 특검 단독추진할 경우 역풍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오른쪽)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오른쪽)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제안으로 부상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 특별검사를 두고 여야가 프레임 싸움을 하는 모습이다.

12일 민주당은 박 후보의 LH 특검 제안을 수용해 곧바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민의힘에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수사 범위에 대한 이견과 검찰에 본격 수사를 맡기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검을 추진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국민의힘의 지적 때문이다.

회동 직후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특검은) 합의되지 않았다”고 밝혔고,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제안한) 특검을 할 준비는 됐지만, 정부·여당이 지역 개발 정보를 가진 주체이니 청와대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자고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난색을 보였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또 특검 추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유사 사건 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에 본격적인 수사를 맡기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특검은 합의하고 구성하는 데 만 두 달 이상 걸린다. (또) 이번 부동산 투기는 전국적 현상일 수 있어 대형수사팀이 필요하기에 특검만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특검을 검토하되 우선적으로 수사 경험이 있고 대규모 수사 인력 동원이 가능한 검찰이 먼저 맡는 게 맞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배준영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특검법에 따라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후 후보자를 추천해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하고, 특검은 임명된 날로부터 20일 동안 준비기간을 거쳐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왜 빠른 길인 검찰 수사를 두고 특검으로 돌아가려 하나. 시간 끌기용 ‘특검 쇼’를 벌이며 코앞의 재보궐 선거를 어떻게든 이겨보겠다는 여당 후보의 눈물 나는 꼼수가 아닌지 따져볼 노릇”이라고 쏘아붙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사회복지단체장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특검에 대해 "멀쩡한 수사권을 가진 검찰 손발은 묶어 진작에 일할 시기는 다 놓쳐놓고 뒤늦게 특검을 하자고 한다"며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특검을 할 건가. 그동안 중요한 증거들은 다 인멸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측은 특검 추진이 지연되면 책임소재는 국민의힘에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을 제안한 박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에 대해 “특검은 못할 이유가 없고 시간이 얼마 안 걸린다. 시간을 끄는 사람이 있다면 누군지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고, 박영선 캠프 대변인인 고민정 의원은 논평에서 “숨길 게 없으면 두려울 게 없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를 위한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검찰총장 자진사퇴 사태까지 벌어진 터라 민주당으로선 대형악재를 검찰에 맡기기 껄끄러운 처지다. 그렇다고 당정청 ‘셀프조사’에 대한 불신은 방치할 수 없어 내놓은 게 특검 카드로, 국회 결단이 필요한 문제인 만큼 야당 책임론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같은 민주당의 프레임은 유효하지 않을 거라 장담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LH 사태는 급한데 특검은 수사 착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유사 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을 활용하자는 게 우리 주장인데, 민주당이 이를 어찌 반박하겠나”라며 “내달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시간 끌기라는 건 뻔히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얼마 전까지 특검과 마찬가지로 여야 합의 등 시간이 걸리는 국정조사를 요구했었다는 빈틈은 있다. 때문에 민주당이 단독으로 특검 법안을 마련해 추진한다면 국민의힘으로선 협조하지 않을 경우 역풍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야 합의 불발은 생각지 못해서 방침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특검 법안은 어쨌든 마련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특검을 공언한 만큼 단독 추진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여야의 LH 특검을 둘러싼 프레임 싸움이 지속되면서 재보궐 선거 주요 정쟁 사안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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