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4대악재…10년-기준금리차 10년만 최대..크레딧물 소화불량

입력 2021-03-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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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금리 상승+외국인 선물매도+내주 10년물 입찰부담+증권사 손절
개인 선물 대량매수..크레딧물 헤지로 선물 바스켓물 상대적 강세
커진 커브변동성·꼬인 수급·위축된 심리에 내상 커
기댈 것 없는 FOMC, 기대 커지는 한은 단순매입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은 강세 하룻만에 약세전환했다(국고채 10년물 기준). 장기물 약세폭이 더 커 일드커브는 스티프닝됐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1%에 근접해 2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10년물 금리와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인 한국은행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10년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밤사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서명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외국인도 국채선물시장에서 순매도에 나섰다. 다음주 15일 2조9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10년물 입찰이 예정된 것도 장기물엔 부담이었다. 증권사는 최근 대규모 손절에 이어 2차 손절물량을 쏟아냈다. 반면, 개인은 국채선물시장에서 대량매수에 나서 대조를 이뤘다. 특히 10선에선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장중 특징은 크레딧채권 관련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매수세력은 실종된 분위기였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크레딧물 헤지를 위해 국채선물 바스켓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선물 바스켓물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주중 내내 커브변동성이 컸고, 수급도 꼬이면서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최근 약세재료에 더해 미국 경기개선과 함께 수급까지 꼬이고 있다고 전했다. 마땅한 금리 방어수단이 없어 내주 국채선물 만기 후엔 약세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음주 미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지만 그간 스탠스로 볼 때 기대가 크지 않은 반면, 한은 국고채 단순매입 기대는 더 커질 것으로 봤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12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0.3bp 상승한 0.932%를 기록했다. 국고3년물은 4.4bp 오른 1.223%로 작년 2월20일(1.234%)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국고5년물은 7.1bp 상승한 1.596%로 2019년 11월15일(1.604%) 이래 가장 높았다.

국고10년물은 6.5bp 오른 2.092%로 2018년 12월4일(2.102%) 이후 최고치였다. 20년물 이상 초장기물도 2018년 10~11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20년물은 5.6bp 오른 2.164%를, 30년물과 50년물은 5.7bp씩 올라 각각 2.160%를 보였다. 이는 각각 2018년 11월22일(2.169%), 11월22일(2.169%), 10월22일(2.186%) 이후 최고치다.

한은 기준금리(0.50%)와 국고채간 금리차를 보면 3년물과는 72.3bp로 2018년 6월14일(72.7bp)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10년물과는 159.2bp로 2011년 3월9일(188bp)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50년물과는 166.0bp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2.1bp 벌어진 86.9bp를 기록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5.3bp 상승한 135.7bp를 기록했다. 2일에는 136.4bp까지 올라 6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체크)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체크)
3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14틱 하락한 111.0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11.29, 저점은 111.00이었다. 장중변동폭은 29틱을 기록해 5거래일연속 두자릿수대 변동성을 지속했다. 6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19틱 떨어진 110.52를 기록했다.

근월물과 원월물 미결제는 각각 22만1256계약과 17만9629계약을 보였다. 거래량은 각각 21만6593계약과 7만4654계약이었다. 근월물과 원월물 합산 회전율은 0.65회를 기록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은행은 3444계약을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외국인도 3377계약을 순매도해 역시 사흘연속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6814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이는 작년 3월31일(8162계약) 이후 일별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3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78틱 급락한 126.39를 보였다.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로 이는 2019년 1월30일(종가기준 126.35, 장중기준 126.28)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 고가는 127.11로 장중변동폭은 72틱에 달했다. 전날 46틱을 제외하면 5일부터 50틱 이상 변동성을 보인 것이다.

근월물과 원월물 미결제는 각각 7만3233계약과 7만1293계약을, 거래량은 각각 7만6764계약과 1만3794계약을 기록했다. 합산 미결제는 작년 12월14일(14만5365계약) 이후 최고치였다. 합산 회전율은 0.62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4131계약을 순매도해 8거래일만에 매도전환했다. 이는 또 1월18일(4673계약 순매도) 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외국인도 1566계약을 순매도해 나흘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은 5461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순매수로 직전 최대기록은 2019년 12월4일 기록한 5241계약 순매수였다.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를 보면 3선은 13만2312계약으로 작년 1월22일(12만9709계약)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선은 1만6245게약으로 전년 1월29일(1만258계약) 이래 가장 적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과 10선 각각 저평 5틱씩을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근월물과 원월물간 롤오버물량을 보면 3선의 경우 기관은 21만709계약, 외국인은 13만1940계약, 개인은 8842게약을 보였다. 10선의 경우 기관은 5만5721계약, 외국인은 7만7986계약, 개인은 5061계약이었다.

▲12일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12일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전일 미국채 금리 상승과 다음주로 예정된 10년물 입찰에 대한 부담으로 원화채는 약세로 출발했다. 시장심리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며 “특히 크레딧 매물이 소화가 안되면서 이에 대한 헤지로 선물을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선물 만기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3선 바스켓물만 강해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마땅한 금리 방어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선물 만기 이후엔 약세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 역할이 계속 부각될 것 같다. 베어스팁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대외금리 상승, 외국인 선물매도, 내주 10년물 입찰 부담, 증권사 2차 손절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주초 3년물 입찰과 함께 벌어진 불안 상황은 주중 다소 완화된 듯 하다 오늘 다시 무너지는 양상이었다”며 “주중 내내 커브 변동성은 컸고, 수급은 꼬였다. 심리는 상당히 위축됐다. 다음주 선물 만기를 앞두고 저평 변동성까지 추가됐다. 장후반 개인 매수가 등장했지만 증권사의 손절성 매도물량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채권시장은 내상이 큰 상태다. 단기적 급반등(선물기준)이 나오지 않는다면 회복되더라도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지난번 파월 코멘트를 보면 어느 정도 금리상승을 요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주로 예정된 FOMC도 반전요인으로 보기 애매하다”며 “크레딧 스프레드를 제외하면 금리레벨과 장단기스플 모두 양호해 보인다. 하지만 부양책과 인플레우려, 채권공급부담 등 그간 악재에 더해 최근 미국의 양호한 고용과 국내 수급꼬임까지 겹치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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