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꼬우면 이직해라" LH 직원 고발조치…"일벌백계 할 것"

입력 2021-03-14 20:25 수정 2021-03-1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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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아니꼬우면 이직해라"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게시글 작성자를 명예훼손, 모욕, 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조치했다.

LH는 해당 글이 최근 불거진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공사의 명예를 현저히 실추시켰고, 사태 수습과 재발방지를 위한 자체 노력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블라인드 앱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게시글 작성자가 "(이번 땅 투기 의혹 사태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라고) 다들 생각하는 중.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라며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것임?"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너희들이 아무리 열폭(열등감 폭발)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꼬우면 너희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던가"라며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LH는 블라인드 측과 협의해 퇴직자 등 현재 LH 직원이 아닌 사람들의 계정에 대해 삭제조치를 진행하는 한편, 악의성 글에 대해 법적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같은 글을 작성한 이들에 대해 "가능한 방법을 통해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H 측은 최근 불거진 블라인드 글과 달리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직원 13인에 대한 직위해제 조치를 시작으로, 4일 사장직무대행 주재 '비상대책회의'를 통해 △투기의혹에 대한 임직원 명의 대국민 사과 △빈틈없는 자체조사 △책임자 징계와 수사의뢰 △재발방지 대책 등을 즉각 논의 및 실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부사장 등 경영진과 수차례 서신과 담화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언행을 자제할 것과 공직자로서 높은 도덕성과 청렴의식을 가질 것을 당부함과 동시에 비위행위를 일벌백계하고 강력한 쇄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LH 측은 "임직원들이 이번 땅 투기 의혹 사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인지하고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게시물의 부적절한 언사로 인해 LH 직원 및 가족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공연히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부정여론 확산을 조장해 3기 신도시 등 핵심 정부정책 추진을 방해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H는 수사기관 조사 등을 통해 게시글 작성자가 LH 직원임이 밝혀지면 즉각 파면 등 징계조치를 취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일벌백계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향후에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확인을 통해 수사의뢰 등 법적 조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다만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의 특성상 해당 게시글 작성자를 찾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라인드는 해당 회사 이메일을 통해 재직자 여부를 인증하지만 회원들의 데이터를 비공개 처리하는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블라인드 직원들도 블라인드를 통해 익명의 글을 편하게 올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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