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시총 100조…한국 증시 저평가 바로미터 되나

입력 2021-03-15 10:33 수정 2021-03-1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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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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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온라인상거래) 기업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100조 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상대적 저평가에 대한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쿠팡이 1위 업체 네이버를 훨씬 웃도는 시가총액을 확보하면서 국내 주식에 대한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시가총액이 약 872억달러(99조1028억원)로 평가됨에 따라 동종 업계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부의 가치 재평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쿠팡의 시총은 100조 원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두 개 기업밖에 없는 국내 증시를 감안하면 단숨에 3위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미국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반영하더라도 실제 사업지역이 국내에 국한된 사업모델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과 국내 증시가 아직 저평가 시기라는 상반된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쿠팡이 시장점유율 1위 네이버보다 높다는 점이다.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거래액 기준 쿠팡은 1위 네이버(25조 원, 16%)보다 낮은 20조 원(12%) 수준이다. 이어 이베이코리아 13조(8%), 롯데 8조(5%), 11번가 8조(5%), 위메프 8조(5%)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부 가치는 약 16조 원으로 2020년 추정 거래액 27조 원 대비 58.8% 수준이다. 현재 쿠팡의 시가총액이 2020년 거래액 대비로 4배 이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현저한 저평가 상태로 비춰진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상장이 네이버의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며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두 기업은 협력관계로 대체제적 성격이 아닌 보완재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는 있지만 국내에서 시장을 압도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은 네이버쇼핑의 가치를 쿠팡의 올해 예상 주가매출비율(PSR) 대비 70% 할인된 수준으로 본다면 네이버쇼핑의 가치는 28조 원으로 커진다고 예상했다. 이 할인율을 70%에서 30%로 낮추면 네이버쇼핑의 기업가치는 현재 네이버 시가총액(62조5022억 원)을 넘어서는 65조 원 수준에 달하게 된다. 네이버 전체 시가총액이 122조3000억 원까지도 증가할 수 있는데, 이는 시총 2위 SK하이닉스를 크게 뛰어넘는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쇼핑의 가치를 28조 원으로 34.6% 상향 조정한다"며 "네이버쇼핑 가치가 상향되면 네이버 전체 기업가치도 상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직접 비교 대상이라면 시총으로 쿠팡과 비슷한 수준인 SK하이닉스는 간접 비교 대상이다.

D램 가격 상승 속도가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과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예상에도 SK하이닉스는 100조 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최고치는 20만 원으로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45조 원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부터 실적 급증 구간 진입하고, 2022년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 낸드(NAND) 턴어라운드 구간에 인텔 인수 효과 등이 기대되고 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DR5 전환, 낸드(NAND) 더블 스택 적용 등 공급 제약 심화로 2022년 연간 영업이익은 2018년 고점을 상회할 것"이라며 "향후 가파른 실적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상승에 의한 주가 상승 지속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상장 이후 국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에 대한 재평가가 예상된다. 국내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 4곳이 쿠팡의 시가총액에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절반 수준이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카카오, 셀트리온 등이 쿠팡 시총의 50% 수준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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