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접종해도 괜찮나…"고령자 대상 신중해야 하지만 중단이 더 위험"

입력 2021-03-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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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근거 없는 정보로 불안해할 필요는 없어…백신 접종 망설이지 말아달라"

▲서울대학교병원 코로나19백신 자체접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대학교병원 코로나19백신 자체접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가 부족해 접종을 보류했다 시작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백신 접종 후 혈전(혈액 응고) 발생 등 부작용 사례가 나오면서 덴마크·노르웨이·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에서 예방 차원으로 접종을 잠정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백신 접종과 혈전 간 인과 관계가 없다고 밝힌 만큼 국내 보건 당국도 기존 백신 접종 계획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대해 신중론과 속도론으로 팽팽히 나뉘고 있다. 혈전 등 부작용은 고령자일수록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고령자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백신과 부작용 간 인과 관계가 나오지 않았고 백신 자체의 문제는 없어서 백신 접종을 늦추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은희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람에 대한)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혈전과 관련한 사례는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 관계도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 후 사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상 반응 발생 여부를 확인한 결과, 중증이상 반응사례는 없었다”라며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보다 기저질환의 악화나 추정 사망원인에 따른 사망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백신 자체의 이상이나 백신 접종 과정상 오류의 가능성은 낮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부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혈액 응고 부작용’ 등의 이유로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노르웨의 보건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 3명이 출혈, 혈전, 혈소판 감소 등 증상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히자 네덜란드, 아일랜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예방조치 차원에서 중단했다. 현재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등이 아스트라제네카 전체 백신 혹은 특정 제조 단위 백신 사용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백신 접종으로 혈전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관련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유럽연합(EU)과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1700만여 명의 안전성 자료를 검토한 결과 폐색전증, 심부정맥 혈전증 또는 혈소판 감소증의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가 나이, 성별, 국가, 백신 제조단위에서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발생 사이 인과 관계는 없다며 백신 사용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3월 넷째 주부터 만 65세 이상 요양병원ㆍ요양시설 입소자,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다고 밝힌 만큼 국내 전문가들은 혈전 발생 위험 인자가 높은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지만,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혈전은 주로 오래 누워있는 사람, 고령자, 기저질환자, 비만 등의 특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생기는데 해외에서 백신 접종 후 혈전이 생겼다는 사례를 보면 50대 이하에게, 노르웨이의 경우 의료진 3명에게 혈전이 생긴 만큼 우려스러운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이어 "백신 접종과 혈전 간 명확한 원인 분석 후 접종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자에게 접종한다고 한다. 고령자일수록 접종 후 과도한 면역반응을 이겨낼 가능성이 적은 만큼 일괄적인 예진이 아닌 대화가 원활하지 않은 고령자에게는 혈전이 생길 가능성을 확인하는 혈액검사 후 접종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혈전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정상적인 사람에게도 많이 생긴다. 지금 발표되는 부작용 사례들 가운데 혈전 발생 빈도는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빈도와 차이가 나지 않는다. 독감 백신 접종 후에도 혈전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그땐 접종 후 혈전이 발생했다고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은 것”이라며 “과거에도 백신 접종 후 혈전이 증가한다고 접종을 중단한 적은 없다. 시간적 선후 관계가 있는 것뿐이지 접종 때문에 혈전이 생겼다고 보긴 어려운 만큼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예방접종을 망설이지 말고 적극적으로 접종해 달라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김중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되면 감염예방 효과도 커지겠지만, 아울러 접종 후 중증 이상 반응 신고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정부는 매주 역학조사 내용과 의무기록 등 근거를 가지고 의학적인 전문가 검토를 거쳐 백신 접종과 사망 사례와의 인과성을 판단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근거 없는 정보로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예방접종을 망설이지 말아 주길 부탁하고, 순서가 되면 접종해 주기를 당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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