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도시 투기대출 관련 상호금융 조사에 본격 착수한다. 기획재정부 부동산 정책팀장을 출신 과장급 인사를 수장으로 하는 조사단을 꾸리는 등 강도높은 검사를 예고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7년 6월 이후 농협상호금융·수협중앙회·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 3곳의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가 현 정부 출범이후 3기 신도시 지역의 부동산(토지·상가·주거) 담보 대출이 3조2881억 원으로 집게 됐다. 이중 3조 원이 넘는 금액이 농협상호금융(지역조합)에서만 이뤄졌다. 새마을금고와 수협중앙회는 각각 1944억 원 566억 원 규모다.
금융당국은 LH 투기 대출 관련 상호금융 조사를 위해 조사단을 꾸리고 정부 함동 특별수사본부(이하 합수본)에 5명 내외의 에이스 인력으 파견한다. 조사단 수장으로는 과거 기획재정부에서 부동산정책팀장을 지낸 김동환 과장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종 후보로 협의 중이고 조만간 확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단은 합수본 내에서 LH 투기 대출 사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합수본으로부터 직원 파견 요청을 받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조직 내 능력 있는 '에이스'를 보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 과장은 이달 초 단행한 과장급 인사에서 보험연수원 교육이 예정됐다. 하지만 LH 사기대출 관련 사안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은 위원장의 부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과장은 기획재정부 부동산정책팀장을 역임했고, 금융위 출범 이후에는 글로벌금융과 금융협력팀장, 정책홍보팀장,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전자금융과장 등을 두루 거쳤다.
금융위는 합수본 조사와 별개로 토지 등 비주담대 ‘사각지대’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조만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제2금융권의 비주담대 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은 위원장은 "은행권이 아닌 제2금융권, 주택이 아닌 토지 등 관심이 적었던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만큼 규제가 필요한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규제 방안 중 하나는 담보인정비율(LTV) 축소다. 현재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LTV는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라 최대 70%까지 가능하다. 은행권의 LTV가 평균 60% 수준까지 가능한 것과 비교하면 상호금융에서는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시중은행은 전체 여신에 대한 평균 DSR 40%를 적용하지만 상호금융권은 160%가 적용된다. 각 금융기관은 평균 DSR만 규제 비율 이내로 맞추면 되기 때문에 일부 대출자는 이보다 높은 비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실제 상호금융권의 비주담대 규모는 지난해 30조 원 넘게 늘어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상호금융권 비주담대는 상당수 소득이 불안정한 농민과 어민 등이 이용하는 만큼 대규모 손질보다는 핀셋 규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규제가 투기성 대출이 아닌 생활 자금 대출까지 막아 대출 문턱이 올라갈 수 있는 점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