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경고등, 공매도가 온다

입력 2021-03-15 15:33 수정 2021-03-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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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종목 공매도 베팅 규모, 연초 대비 3배 급증
전체 발행 주식 중 공매도 비중 5분의 1 달하는 스팩도

공매도 세력이 새로운 먹잇감으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을 정조준하고 있다. 스팩 상장이 쏟아지는 가운데 무리하게 오른 주가에 거품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증시에서 스팩 종목에 대한 공매도 베팅 규모가 연초 7억2400만 달러(약 8300억 원)에서 최근 약 27억 달러로 세 배 이상 급증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핀테크 스타트업 소셜파이낸스와 합병할 계획인 벤처캐피털 차마트팔리하티피야 산하 스팩은 발행 주식 가운데 공매도 비중이 19%에 달했다. 전기자동차 업체 루시드와 합병을 진행 중인 스팩 처칠캐피털IV에 대한 공매도 비중도 이달 들어 5%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M&A)만을 목적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회사로, 최근 스팩을 통한 신규 상장 규모가 급격히 커졌다. 헤지펀드들은 애초 큰 위험 부담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스팩 투자에 나섰다. 전통적인 기업공개(IPO)에서는 주식을 거의 매입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은 스팩으로 우회 상장하는 기업들에는 상대적으로 접근하기가 수월해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스팩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기업의 ‘질’을 둘러싼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유명인이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스팩에 투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공매도 세력들도 이 점을 주목했다. 유명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머디워터스캐피털은 지난해 12월 스팩과 합병 후 상장한 전기차 스타트업 XL플리트 약세에 베팅했다. 머디워터스는 보고서를 통해 “XL이 매출을 부풀리고 기술 관련 거짓을 말했다”고 지적했다. 머디워터스는 루이싱커피 등 중국 기업을 겨냥한 공매도로 명성을 떨쳤다.

공매도 세력은 최근 몇 달간 개인 투자자들이 오프라인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등의 주가를 띄우면서 ‘쇼트 스퀴즈’ 상황에 몰려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스팩에 대한 강력한 투자 수요가 지속하면 공매도 세력이 다시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러나 스팩 종목의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아서 잠재적 손실을 헤지하기 위한 공매도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 삼 아드랑지 케리스데일캐피털 창업자는 “미국 상장 기업 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줄었지만 최근 추세가 스팩으로 역전됐다”면서 “스팩 주가는 고점에 달했고 이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줄이려고 하면서 그 거품이 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오 플라스틱 제조업체 대니머사이언티픽은 스팩에 인수된 이후 6주 만에 주가가 세 배 뛴 64달러까지 치솟았다. 그새 공매도 비중은 1월의 1%에서 최근 8.5%까지 늘었으며 주가는 약 42달러로 떨어졌다.

최근 기술주와 성장주 매도세에 스팩 투자 열기도 조금 주춤해졌다. 금융서비스업체 Indxx가 운영하는 스팩주가지수는 2월 중순부터 이달 10일까지 17%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가 7.4% 하락한 것에 비해 변동 폭이 매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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