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종부세, 들끓는 민심…'래대팰' 2000만원 '세 폭탄'

입력 2021-03-15 19:00 수정 2021-03-1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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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3-1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4.97㎡형의 올해 공시가격은 지난해 20억7200만 원에서 약 14% 오른 23억6125만 원(시세 약 33억 원)이다. 종합부동산세재산세를 더한 보유세는 지난해 1017만 원에서 올해 1991만 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뛰면서 고가주택을 1채만 보유해도 세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종합부동세 과세 대상이 되는 공시가격 기준 9억 원 이상 공동주택도 전국적으로 52만 가구를 넘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에 국민적 공분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상황에서 이번 역대급 세 부담이 민심을 폭발케 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래대팰 84㎡ 보유세 1017만 원→1991만 원

15일 이투데이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 의뢰해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한 결과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4.97㎡형의 보유세는 작년 대비 2배 가까운 2000만 원에 달할 전망이다. 아파트 소유자가 만 59세, 만 5년 미만 보유로 1주택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없을 경우로 가정하고, 서울의 구별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을 적용한 결과다. 강남구의 올해 공시가격 변동률은 13.96%다.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형은 공시가격이 작년 20억7200만 원에서 올해 23억6125만 원(시세 약 30억 원)으로 뛴다. 보유세 부담도 1359만 원에서 2171만 원으로 확대됐다.

이날 정부의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공시가격 인상률은 19%를 넘는다. 서울도 20%에 달한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가격이 워낙 많이 오른데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대비 반영률)에 나선 영향이다. 정부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올릴 예정이다. 고가주택 1채만 보유해도 세금이 폭탄 수준으로 불어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물론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는 작년보다 보유세 부담이 오히려 줄어든다. 국토부의 모의 분석 결과 공시가격 6억 원, 시세 8억6000만 원 수준의 아파트는 보유세가 작년 101만7000원에서 올해 93만4000원으로 8.2%(8만3000원) 내려가게 된다. 작년 12월 국회가 공시가 6억 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주택분의 재산세 세율을 0.05%p 인하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영향이다.

그러나 올해 서울에선 강남권이 아닌 도노강(도봉·노원·강북구) 등 강북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들이 공시가율 인상을 주도했다. 노원구의 올해 공시가격 인상폭은 34.66%였다. 강남과 서초(13.53%), 송파구(19.22%)를 압도하는 수치다. 지난해 전세난 등으로 이들 외곽지역 매수세에 불이 붙은 영향이다.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3구 외에 서울 외곽 지역도 앞으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강남구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서울 강남구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경. (사진제공=삼성물산)

◇전국 종부세 대상 아파트 21만 가구 급증

세 부담이 전국적으로 커진다. 올해 전국에서 종부세 대상이 되는 공시가격 기준 9억 원 이상 공동주택은 작년(30만9361가구)보다 약 21만 가구 늘어난 52만5000가구에 달한다. 무려 69.7% 급증한 규모다. 종부세 대상 주택이 2019년 21만8124가구에서 작년에 급증한 데 이어 또다시 확대되는 것이다.

서울에선 지난해 28만842가구였던 9억 원 초과 주택 수가 올해 41만3000가구로 확대된다. 1년 동안 종부세 대상 아파트가 무려 13만 가구 넘게 늘어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종부세 대상 아파트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는 1주택자 세 부담을 완화할 추가 장치나 종부세 부과 기준 상향에 대해 심사숙고하지 않는 모양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종부세를 비롯해 전체적인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을 지속 검토하지만 구체적인 추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 않다”며 “종부세 부과 기준을 상향하는 것 역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LH 땅 투기 의혹 발 공분 커지는데…조세반감 더해지나

전문가들은 가파른 공시가율 인상과 불어나는 세 부담에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한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터진 데다 역대급 세 폭탄에 부동산 민심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했다는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LH 사태가 더해져 공분이 커진 측면이 있다"며 "여기에 세 부담에 대한 조세 반감까지 더해지면 앞으로 정부 정책 신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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