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미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저지 활동…무책임"

입력 2021-03-1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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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향해 날을 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바이든 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실체 없는 투자계획을 발표해 미국사회의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LG에너지솔루션의 조지아 주 투자계획에 대해 "이는 언론이 분석하는 바와 같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래피얼 워녹 조지아 주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이 문을 닫고 외부 투자자가 인수에 나서면 LG가 파트너사로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관련해 결국 이번 소송의 목적이 자사를 미국 시장에서 축출하고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가 미국이든 어디든 더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하는 것은 그 회사의 결정인바, SK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면서도 "실체도 제시하지 못한 투자를 발표하는 실제 목적이 경쟁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는 데 있다는 것은 미국 사회도 이미 잘 알고 있으므로 이는 오히려 미국 사회의 거부감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5년까지 독자적으로 5조 원을 투자하겠다면서 공장건설 후보지를 발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K-배터리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가 사실관계를 왜곡한 서한으로 조지아 주와 SK를 이간질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조지아 공장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LG도 SK 배터리 조지아 공장이 지역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겉으로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하면서도 속으로는 거부권 행사를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판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로 LG에너지솔루션에 피해가 있다면 델라웨어 연방법원 등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서 충분히 구제될 수 있다"며 "미국, 특히 조지아 경제와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보다는, 미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분쟁의 당사자들만이 법정에서 법률적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합리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 영업비밀을 명백히 침해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해당 정보를 10년 안에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미국 수입 금지 기간을 10년으로 정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다음 달 11일까지 ITC의 수입 금지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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