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증 대신 텀블러도 인증 OK…폭증하는 사고에도 미진한 전동킥보드 업체 대응

입력 2021-03-17 05:00 수정 2021-03-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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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라임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운전면허증을 등록하는 모습. 텀블러를 촬영했는데도 면허증 등록에 문제가 없었다. (사진=박소은 기자 gogumee@)
▲16일 라임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운전면허증을 등록하는 모습. 텀블러를 촬영했는데도 면허증 등록에 문제가 없었다. (사진=박소은 기자 gogumee@)

5월 13일부터 전동킥보드 사용자들은 면허가 있어야만 탈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의 운전면허증을 확인하거나 위·변조를 걸러내는 절차가 여전히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전동킥보드 이용 위한 면허증 대신 텀블러, 면허 필요 없는 경우도 = 이투데이는 16일 전동킥보드 서비스 이용을 위해 면허증 등록을 시도해봤다. 면허증 사진이 아닌 무작위 사진으로도 등록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임’의 경우 면허증이 아닌 텀블러를 촬영해 등록했는데도 전동킥보드 이용에 문제가 없었다. ‘운전면허증이 유효하지 않으면 라이드를 위해 유효한 운전면허증을 제출해야 합니다’라는 경고 문구가 뜨긴 했으나 이후 별도의 조치는 없었다. 결제수단 등록 이후 전동킥보드를 실제 이용해보는 동안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킥고잉’은 운전면허증 등록 절차가 전무했다. 주변에 있는 전동킥보드를 탐지, QR코드를 스캔하면 결제수단 등록 후 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씽씽’은 운전면허증 등록을 위해 사진이 아닌 면허 번호와 식별번호를 요구했다. 도로교통공단이 제공하고 있는 안전운전 통합민원 사이트를 통해 면허증이 위변조된 것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씽씽의 이와 같은 조치도 면허증 등 신분증을 구매하는 미성년자들을 막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실제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면허증 등 신분증을 판매·구매한다는 글이 속속 게재되고 있다. ‘실물과 100%’, ‘안전거래 100%’라는 홍보용 문구뿐 아니라 ‘화장 진하고 긴 머리에 앞머리가 없다’라는 구체적 조건도 제시하고 있다. 실사용 용도기 때문에 면허증에 활용된 사진과 유사한 조건을 찾는다는 것.

한 전동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렌터카 사업에서 항상 위·변조 식별이 문제가 되어왔다”라며 “기술적으로 어떻게 해결 가능한지 지금 당장 답을 드리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SNS를 통해 운전면허증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모습이다. (사진=트위터(SNS) 캡쳐)
▲SNS를 통해 운전면허증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모습이다. (사진=트위터(SNS) 캡쳐)

◇ 전동킥보드 시장의 폭발적 성장, 맞물려 사고도 폭증 =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오는 5월 13일부터 16세 이상 원동기 면허 이상을 발급받아야 전동킥보드 운행이 가능하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으면 범칙금을 부과하는 안전규정이 복원됐고, 2인 이상 전동킥보드 탑승 시 범칙금이 부과된다. 원동기 면허 이상 보유자만 전동킥보드에 탑승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셈이다.

전동킥보드 시장은 급성장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115만명에 달한다. 전동킥보드 보유자 수를 합하면 이용자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가 늘면서 사고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의 지난해 12월 조사에 따르면 2017년 195건이었던 전동킥보드 사고는 2018년 229건, 2019년 257건에 이어 2020년 11월 기준 571건으로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과거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지 근본적인 사고 대책이 될 수 없다”라며 “전동킥보드 10대가 있으면 10대 모두 보도 위로 올라오는데 단속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한 거리에 전동킥보드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이다. (박소은 기자 gogumee@)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한 거리에 전동킥보드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이다. (박소은 기자 gogum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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