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플 사생활 보호정책 정면도전...“우회기술 개발해 테스트”

입력 2021-03-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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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중국시장 퇴출 우려에 단호하게 대처 못할 가능성도

▲애플 로고. AP연합뉴스.
▲애플 로고. AP연합뉴스.
중국 IT 대기업들이 애플의 새로운 개인정보호 보호정책 정면도전에 나섰다. 여기에는 틱톡 운영사로 잘 알려진 바이트댄스와 텐센트 등 중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포함됐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기업들이 애플의 새로운 개인보호 정책을 우회해 아이폰 이용자들의 별도의 동의 없이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광고협회(CAA)는 아이폰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하고 식별하는 이른바 CAID라는 프로그램을 테스트하고 있다. CAA는 중국 내 2000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을 받는 기관이다. FT가 입수한 11페이지 분량의 CAID 설명서에 따르면 광고주는 애플의 IDFA(ID for advertisers)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CAID를 대체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텐센트와 바이트댄스 관계자들은 현재 이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회사는 공식적인 확인은 거부했다. 애플 역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AA는 CAID 솔루션에 대해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현재 애플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으며 CAID는 아직 공식적으로 구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CAID는 최근 몇 달 사이 일부 회사에 무료로 배포할 데모 형태로 만들어진 상태로, 중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게임업체를 비롯해 몇몇 외국 광고회사도 해당 프로그램 테스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애플은 2012년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에 IDFA란 일종의 추적 소프트웨어를 탑재해왔다. 페이스북 같은 외부 앱 개발자는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용자의 앱 사용 빈도, 방문하는 웹사이트 등의 개인정보를 추적하고 이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보낸다. 이용자가 설정 기능에서 IDFA의 구동을 멈출 수 있지만,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지금까지는 사용자의 별도 승인 없이도 이용 내욕을 추적할 수 있었는데, 애플은 지난해 6월 모바일 운영체제(OS) iOS14부터 사용자에게 일일이 개인정보 허용 여부를 묻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애플은 수주내로 아이폰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폰 사용자에게 일일이 ‘맞춤형 광고’ 허용 요부를 묻는 팝업 창을 띄울 예정이다.

이렇게 일일이 동의를 구하다 보면 이용자들은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렇게 된다면 표적 광고의 정확도·효율성은 크게 떨어져 광고 기반으로 매출을 형성했던 기업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애플의 새로운 사생활 보호 정책을 거세게 비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플은 이같은 프로그램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애플은 “(새로운) 앱스토어 약관과 지침은 전 세계 모든 앱 개발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면서 “우리는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추적되기 전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사용자의 선택을 무시한 것으로 확인된 앱은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중국의 CAID를 파악하고 이를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나 시장 상황으로나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컨설팅업체 빅토리미디엄의 설립자 재크 에드워드는 “애플이 중국에서 모든 앱을 금지할 수는 없다”면서 “그렇게 한다면 오히려 애플이 중국에서 퇴출당할 빌미를 만드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CAID가 애플의 규정에 명백히 반하는 것임에도 중국의 테크 대기업은 물론 정부 기관의 지지를 받게 된다면 결국 이에 대해 대대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수용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즉 중국에 대해서는 예외를 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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