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회사 안팎에서 이어진 성과급에 대한 의견을 처음으로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올해 안에 성과에 대한 보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는 한편, "인재를 보호하고, 발굴하는데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는 인재 경영 의지도 확고히 했다.
정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 양재사옥 3층 그룹 도서관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에 직접 나섰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주요 사업장의 TV와 모바일, 웹사이트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 앞서 임직원에게 사전 질문을 접수했다. 이 가운데 다수의 공감을 받은 질문을 추려 정 회장이 직접 답했다.
그는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이렇게 서로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 아시다시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그럴 기회가 없었고, 이게 더 늦어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라며 "이렇게 해서라도 만나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이후 그룹 안팎의 상황과 현재 추진 중인 미래 사업에 대해 허심탄회한 견해도 내놨다.
그는 “불확실성이 크고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 상황이었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가 가장 중요했다”라면서도 “모든 임직원께서 발 빠르게 대처해 주셨고, 그 과정에서 질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라고 답했다.
미래사업 투자에 대해서는 “걱정도 있고, 기대감도 크다”라며 “도심 항공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등에서 선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사전에 접수한 질문 가운데 임직원의 관심을 모았던 성과급 부분에 대해 정 회장이 처음으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성과에 대한 뚜렷한 보상”을 언급했고, 그 시점은 올해가 될 것이라는 밝혔다.
정 회장은 “사전 질문이나 채팅방을 통해 (성과급)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라며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특히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직원들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생각도 든다”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성과에 대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해 보상이나 승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문제가 있다면 빨리 바꿔서 직원들께서 정말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경영진이 문제점을 인지한 만큼 각 계열사의 현실에 맞게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직원분들이 성과급을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회사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다시 한번 이와 관련해 공언했다.
'우수 인재확보'에 대한 전략도 내놨다. 최근 재계 일각에서 이어진 인력 유출로 인한 잡음에 대해 그룹 차원의 해결책과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은 “인재가 많이 들어오고, 또 회사 내부에도 인재들을 많이 발굴해야 한다”라며 “인재의 성과에 대해 칭찬하고 승진으로 연결을 시키면 좋은 인재가 회사로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회사의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 회장은 사전 질문 가운데 꼭 답변하고 싶었던 질문을 꼽기도 했다. 질문은 사내 교육이었다.
정 회장은 “현업에서 교육을 활용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교육이 각 사에서 진행돼야 한다”라며 “본인이 정말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으로 (회사에서) 맞춤식으로 제공해야 한다”라고 직원 교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