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없는 창조경제혁신센터](하) 창업 돕는다더니 투자 경험 ‘전무’...전문성 미흡

입력 2021-03-17 05:00 수정 2021-03-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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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3-16 18:34)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액셀러레이터 권한을 부여받은 창조경제혁신센터들 중 다수가 관련 업무를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스타트업 육성과 스케일업이라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지난해 기준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로 등록된 창조경제혁신센터 17곳 중 6곳이 액셀러레이팅 업무를 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6곳 중 3곳은 액셀러레이터로 등록된 이후 자체 프로그램을 단 한 번도 운영하지 않았다. 입주기업 보육과 투자(펀드 운용), 창업지원 프로그램 진행 등 액셀러레이팅 업무를 모두 수행한 곳은 대전센터, 전남센터, 강원센터, 경남센터 등 4곳에 불과했다.

현행법상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창업자의 선발 및 투자, 보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한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납입자본금 1000만 원 이상 보유(일반 액셀러레이터의 경우 1억 원) △상근 전문인력 2명 이상 △보육 공간 보유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등록할 수 있다. 이들은 정해진 금액 이상을 초기 창업자에게 투자하고, 개인투자조합 결성 권한 및 세제 혜택 등을 제공받는다.

그러나 중기부의 감사 결과 다수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일정 금액 이상을 투자하지 않거나 펀드를 운용하지 않는 등 투자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센터의 경우 보육시설이 부실하고 입주계약서가 없는 등 관리도 소홀했다. 또 창업지원금 사용 지침이나 투자 규정, 지원사업 평가 기준 등이 마련되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 곳도 있었다.

경기센터는 2018년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한 이후 신규 펀드 조성, 기업 투자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하지 않아 중기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기업추천 IR, 기업상담회 개최 등 기업을 추천하는 수준의 연계 지원에 불과했다. 또 펀드 운용이나 투자 관련 실적도 미비해 ‘주의’ 조치를 받았다. 지적을 받은 이후에서야 경기센터는 올해 1월 ‘개인투자조합 1호’를 처음 결성했다.

울산센터와 인천센터는 보육시설에 입주한 기업들이 입주계약서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정당한 입주 심사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센터의 보육시설은 창업기업이 일정 기간 임대료 없이 입주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공정한 절차와 심사가 중요하다. 그러나 심사가 누락되거나 입주 기간이 기업마다 상이한 경우도 있었다.

이외에도 다수의 센터에서 △창업지원 사업 관리 부실 △투자 전문성 미흡 △지원금 사용 지침 미비 △지원사업 평가 기준 부재 △지원 방식 부적정 등 전문성에 대한 지적이 대거 쏟아졌다.

중기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예산은 2015년 295억 원을 시작으로 △2016년 318억 원 △2017년 436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2018년 377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2019년과 2020년 다시 각각 380억, 398억 원으로 늘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363억 원이 편성되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보다 시급한 정책에 집중해 재원을 마련하다 보니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예산이 감액됐다”며 “특별히 성과가 좋지 않아서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예산을 늘릴 만큼 주목을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지원금은 80% 이상 줄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 예산 외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대기업을 전담으로 선정해 기부금을 받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낸 자료에 따르면 출범 직후인 2015년 327억 원을 기록한 기부금은 △2017년 125억 원 △2019년 52억 원으로 급감했다. 일부 센터는 대기업 기부금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반면 ‘제2의 창업붐’ 여파로 센터를 찾는 기업 수는 늘고 있다. 창조센터의 보육기업은 2015년 614개사에서 2018년 1870개사, 지난해 3765개사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문성과 효율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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