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결과에 한숨 돌린 세계 시장...한은 “경계심 유지ㆍ변동성에 주목”

입력 2021-03-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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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연준은 제로금리 수준의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파월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연준은 제로금리 수준의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파월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세계 증시가 한숨을 돌렸다.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등 FOMC의 통화 완화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다. 당분간 세계 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가겠지만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진 만큼 장기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한국은행은 향후 국내외 금융 시장 변동성에 주목하면서 시장 상황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18일 밝혔다.

FOMC 결과 발표에 한숨 돌린 세계 증시

FOMC는 16, 17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0.25%로 유지하고 양적완화 규모도 매월 1200억 달러로 유지키로 했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각각 4.2%, 1.8%에서 6.5%, 2.4%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기준금리에 대해선 2023년 말까지 제로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며 경제활동 참가율의 급락을 고려한다면 공식 실업률은 실제 노동시장의 유휴자원(slack)을 과소평가하고 있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조건을 달성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FOMC 결과가 나온 뒤 시장도 안도 랠리를 달렸다. 간밤에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0.58% 상승한 3만3015.37에 마감해 사상 처음으로 3만3000선을 넘어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40% 각각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완화 기조 재확인, 시장 안정 찾는다“

(자료제공=대신증권)
(자료제공=대신증권)

증권가는 이번 회의 결과로 금융시장도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2022년 말 첫 금리인상과 2023년 추가 2회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번 결과는 시장 기대치보다 ‘완화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상반기 후반부터 다시 긴축 이슈가 고개를 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도 짚었다.

권희진·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전 같았으면 정책을 슬슬 거둬들일 준비를 하기 시작할 숫자(경제지표)임에도 지금의 연준은 완화 유지로 일관하고 있다“며 ”예전처럼 경제 전망에 따라 미리 유동성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 좋아질 수 있는지 지표를 봐가면서 대응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어 ”2월 중순부터 중장기물 국채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은 잦아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2월부터 가속한 달러화 강세와 이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 상승 역시 그 폭을 일부 되감으며 점차 안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연준 결정에 안도한 배경으로 ‘연준의 일관된 소통’을 들면서 ”점도표의 일부 변화가 있었지만 2023년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사를 전달하면서 금융시장의 일부 우려를 해소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시장 역시 연준으로부터 추가적 선물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계속 오를 듯“

(자료제공=대신증권)
(자료제공=대신증권)

아울러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관측이 많다. 연준이 점 도표를 통해 2024년 최초 금리 인상 시점을 재확인시킨 것과 달리 최근 장기금리 상승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증권은 1.8~2% 수준을 미국 10년 단기 고점으로 관측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경제 및 인플레이션 전망 상향, 장기금리 상승 억제를 위한 도구적 조치(연준 보유자산의 만기 확대) 등이 없는 상황“이라며 ”2022년에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 연준이 장기금리 상승을 용인하는 측면이 있다고도 해석한다“고 소개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금리의 상승은 완화 정책의 결과(경기 개선)이자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선반영해 나타나게 된다“며 ”현재로썬 경기가 분명하게 회복 국면으로 진입함에 따라 경기 개선 기대감과 이에 따른 긴축 우려가 모두 금리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준을 믿어도(경기개선) 혹은 믿지 않아도(조기 긴축) 장기금리의 방향은 상승이라는 점은 명확하다“고 짚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올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발생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을 드러내고 있어 테이퍼링 개시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국채 금리는 1%대 중후반 레인지에서 적정 레벨을 탐색한 후 3분기 말 재차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경기 과열 우려 시선도”

(자료제공=대신증권)
(자료제공=대신증권)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서프라이즈 모멘텀이 될 정도는 아니더라도 글로벌 자산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다.

또 연준의 명확한 스탠스를 확인한 만큼 인플레이션을 압도하는 경제ㆍ기업이익 성장에 시장이 초점을 맞춘다면 올 2분기 이후 글로벌 증시의 상승 추세도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FOMC발 서프라이즈 동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인한 등락과정은 적극 비중확대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며 ”2020년 이미 역사적 최대 이익을 넘어선 인터넷, 2차 전지 업종과 2021년, 2022년 중 역사적 최대 이익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자동차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방정부의 전례 없는 대규모 지원에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한다. 경기부양책에 저금기 기조가 더해지면서 경기 과열로 이끌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가장 큰 공포를 답하는 항목에서 '인플레이션'을 1위로 꼽기도 했다. 코로나19가 1위를 내준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 심리가 확실히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CNN은 백신 보급과 방역조치 완화, 연방정부의 전례 없는 대규모 지원 등으로 자신감이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향후 12개월간 더 높은 수준의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예상한다는 펀드매니저의 비율은 지난달 85%에서 최근 93%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3월 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3월 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한편, 이날 기획재정부는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을 통해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와 함께 국내외 경제 및 금융상황, 대응 방안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채시장에서 수급부담과 맞물려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시장 안정에 주력할 방침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 결과와 관련해 ”미 국채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경계심을 갖고 시장동향을 살펴달라“며 특히 “국채시장에서 수급 부담과 맞물려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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