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LH…"아파트 이름서 빼주세요" 주민 청원도

입력 2021-03-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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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상징 LHㆍ휴먼시아 표기가 있다는 현실에 분노"
네티즌들 "LH에 대한 분노 공감" vs "아파트 이름 변경은 별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극에 달하면서 "아파트 이름에서 LH를 삭제해 달라"는 요구까지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5일 ‘휴먼시아, LH 아파트 이름 삭제 및 변경 건의’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LH와 휴먼시아는 과거 안 좋은 인식으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놀림감으로 삼았다"면서 "놀림 수준을 넘어 계급문화와 혐오문화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고 청원글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제 LH와 휴먼시아는 부정부패, 투기, 사기, 비리, 적폐의 검은 이미지까지 투영된 이름이 됐다"며 "거주하는 집 곳곳에 적폐의 상징인 LH, 휴먼시아 표기가 있다는 현실에 분노하며 당장 삭제 및 변경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청원인의 언급처럼 LH 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입주민을 비하하는 ‘엘사’(LH 사는 사람) ‘휴거’(휴먼시아 거지) 같은 용어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에 청원인은 국토부와 LH에서 아파트의 이름과 로고를 변경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전액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부디, 분양 임대 가릴 것 없이 LH 휴먼시아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국의 모든 분의 처참한 심정을 헤아려 주시고 정부 지원으로 아파트 명칭 변경을 조속히 시행하여 거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청원에 대해 네티즌들은 "오죽하면 이름에서 LH를 빼달라고 청원까지 올렸겠냐"며 LH사태로 피해를 입을 주민들의 분노에 공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LH사태와 아파트 이름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분양 받을 땐 민간 아파트보다 싸게 받은 것이 아니냐"며 "휴먼시아 이미지가 싫었다면 분양을 받지 말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이름이 싫다며 주민들이 비용을 부담하는게 맞다"면서 "정부에게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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