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 가입자에게 제공되던 T맵(map) 무료 이용 서비스가 종료되고, 카카오가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배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SKT에서 분사한 티맵모빌리티는 내달 19일부터 T맵의 데이터 요금 무과금 혜택(제로레이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최근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이는 T맵 서비스의 제공 주체가 SKT에서 티맵모빌리티로 이관된 데 따른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SKT에서 T맵에 제로레이팅 혜택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달 19일부터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있는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은 데이터 제공량에서 T맵 데이터 이용분이 차감된다. 데이터를 다 쓰면 요금제에 따라 사용 요금이 청구되거나 제한된 속도로 제공된다.
티맵모빌리티는 “타사 내비게이션 서비스들은 예전부터 데이터 요금 과금되고 있던 상황”이라며 “1300만 사용자들의 월평균 티맵 데이터 사용량은 48MB, 회당 500KB~2M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9월까지 6개월간 매달 100MB의 데이터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T맵 이용자의 월평균 사용량(48MB)의 2배를 일정 기간 제공하며 달래기에 들어간 셈이다.
T맵의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제로레이팅 종료에 따른 영향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택시 운전자나 운수업에 종사하는 사용자들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앱 ‘카카오T’에서 월정액을 내면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를 내놨다. 카카오T가 출시한 ‘프로 멤버십’은 택시 기사가 월 9만9000원을 내면 원하는 목적지의 콜을 빠르게 확인해주는 기능이 있다. 기사가 특정 장소로 이동할 때 해당 장소의 호출 목록을 빨리 확인할 수 있다. 또, 주변 실시간 콜 수요 지도로 콜이 많은 곳을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다.
택시 업계는 이를 두고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T 전면 유료화’의 전 단계라는 의구심에서다.
이달 17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 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는 독점적 지배시장 지위를 악용한 택시 시장 교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성명서에서 4개 택시 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외에 무료 콜을 일방적으로 중단예고하면서 업무제휴라는 형식으로 고율의 수수료를 낼 것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가맹이 아닌 일반회원 카카오 택시의 호출 수수료 부과까지 염두에 두고 서서히 사전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