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연준…서머스 “40년 만에 가장 무책임한 거시경제 정책”

입력 2021-03-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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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3-2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미국 국채 금리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
계속되는 인플레 우려...나스닥, 최근 5주 동안 4번 하락
파월, WSJ 기고 등 시장 달래기 나섰지만 효과 없어
서머스 "미국, 스태그플레이션 직면 확률 3분의 1"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에 그동안 여유를 보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은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지만, 입장 발표 하루 만에 국채 장기물 금리가 다시 치솟기 시작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느긋한 태도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전 세계 시장에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연준이 얼마나 오랫동안 현 정책을 고집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7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통화정책 기조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테이퍼링을 논할 때가 아직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매달 1200억 달러(약 136조 원)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조정할 의사가 없다”고 단언했다. 연준이 일정 수준 장기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일드커브컨트롤(YCC) 등 국채 금리 변동에 대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시장이 기대했지만, 그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소식에 당시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처음으로 3만3000선을 돌파하는 등 환호했다. 다만 연준의 약발은 하루에 그쳤다. FOMC 다음 날인 18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2% 폭락했으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1.754%까지 치솟아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나스닥지수는 이번 주 0.8% 빠졌으며 주간 기준으로 최근 5주 동안 네 차례나 하락했다.

▲10년 이상 만기 미국 국채 분기별 총투자수익률 추이. 올해 1분기 마이너스(-) 15%.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10년 이상 만기 미국 국채 분기별 총투자수익률 추이. 올해 1분기 마이너스(-) 15%.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미국 국채 투자자들은 현재 막대한 손실에 직면했다. 블룸버그바클레이스채권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10년 이상 장기물 국채 총투자수익률은 올해 1분기에 마이너스(-) 15%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손실이 지속한다면 1970년대 초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나타내게 된다.

당황한 파월 의장은 곧바로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경기 회복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준은 경제에 필요한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며 시장을 달랬지만, 여전히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 대응 등 국채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컬럼비아스레드니들인베스트먼츠의 진 타누조 글로벌 채권 책임자는 “중요한 것은 미국 국채 금리 수준이 아니라 위험자산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이라며 “주가가 하락하고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면 파월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텔레비전의 ‘월스트리트 위크’에 출연해 연준의 안일한 태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은 40년 만에 가장 무책임한 거시경제 정책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수년간 인플레이션이 가속해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은 3분의 1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반대로 연준이 급브레이크를 세게 밟아 인플레이션을 막지만, 경제는 침체할 확률도 같다”며 “지금의 거시경제 정책은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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