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배광열 온율 변호사, 장애인 권리 위해 발벗고 나서다

입력 2021-03-23 06:00 수정 2021-03-2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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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 전문가, 사단법인 온율에서 공익변호사로 활동
후견 제도는 최후의 수단…후견의 기본 원칙은 ‘보충성’

▲사단법인 온율 사무국 직원들. 배광열 변호사(두번째줄 오른쪽 첫번째) (사진제공=사단법인 온율)
▲사단법인 온율 사무국 직원들. 배광열 변호사(두번째줄 오른쪽 첫번째) (사진제공=사단법인 온율)

성년후견 전문가인 배광열(34ㆍ변호사시험 3회) 변호사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제철웅 교수와 발달장애인, 치매 노인 등 판단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활동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발달장애인 공공후견지원단과 한국치매협회에서 전문성을 쌓은 뒤 법무법인 율촌이 설립한 사단법인 온율에 공익 전담 변호사 합류했다.

배 변호사는 온율에서 다양한 공익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건 이상의 후견 사건을 맡아 성년후견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발달장애, 정신장애 등 성년후견 전반에 걸쳐 판단 능력이 부족한 장애인의 인권을 옹호하는 제도를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정신장애인, 치매 고령자를 위한 복지 제도인 공공후견 사업에 대한 지원과 자문이 대표적이다.

그는 후견이 필요한 데도 공공후견 사업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후견 청구부터 수임까지 직접 지원도 하고 있다. 범죄 피해를 입은 지적장애인에 대한 후견 및 신탁 지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씨에 대한 후견 지원, 무연고 독거 치매 노인에 대한 지원 등이 모두 그의 활동 영역이다.

배 변호사는 “누구나 사고나 노화로 판단 능력이 떨어질 수 있고, 현재는 치매 환자가 늘면서 의사결정 지원 제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이나 치매 어르신을 위한 법적 안전장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에게는 이른바 ‘인천 뱀파이어 모녀 살인사건’의 피해자인 지적장애인을 지원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는 조현병을 앓던 오빠가 “뱀파이어인 엄마와 동생이 나를 잡아먹으려고 했다”며 집에서 어머니와 동생을 흉기로 찌른 사건이다. 어머니가 사망하고 오빠는 구속된 상태에서 홀로 남은 동생에게 범죄피해자구조금 1억 원과 상속 재산이 남겨졌다.

그는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가 범죄피해자구조금을 기반으로 안전하게 자립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인천지검, 하나은행과 힘을 합쳤다. 은행은 구조금을 보호하면서 매달 생활비를 지급하고 배 변호사는 후견을 지원했다. 이 사례는 모범적인 범죄피해 구조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배 변호사는 “판단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무조건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해야 한다는 인식으로는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제도의 중요한 이념 중 하나는 ‘보충성’으로 후견 제도는 최후의 수단으로 이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온율은 후견 제도의 필요성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곳이다. 온율은 우리나라 후견 제도의 실무 발전을 위해 2013년부터 ‘온율 성년후견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매년 후견 세미나를 개최하는 곳은 온율이 유일하다. 배 변호사는 이를 바탕으로 20대 국회에서 ‘후견 등 의사결정 지원에 관한 기본법’을 발의하도록 돕는 등 입법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배 변호사는 로스쿨 진학을 결심한 자신에게 “네가 법조인의 꿈을 꿀 수 있었던 것은 너 자신의 능력보다 우리 사회의 희생과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하라”는 은사의 당부를 가슴에 지금도 새기고 있다. 은사의 말은 그가 공익 변호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온율에서 일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배 변호사는 로스쿨 진학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같은 말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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